“기업 떠나는 현실 무시하나”…여야, 대정부질문서 경제정책 정면 충돌
대정부질문장을 둘러싼 여야의 경제정책 충돌이 17일 국회를 뜨겁게 달궜다. 소비쿠폰, 노란봉투법, 부동산 대책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기 다른 평가를 내놓으며 정면 대립했다. 경제지표 해석을 두고도 양당 간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재명 정부의 경제성과를 부각했다. 이언주 의원은 “새 정부 출범 100일 대한민국이 정상 궤도 진입에 속도를 내고 코스피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부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아 아무 일도 없었다”며 “재정의 역할이 예산 교부에 국한돼서는 안되며, 국가가 전략적 투자자로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힘을 실은 발언이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도 “정부가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합의한 점은 지난해 미국 투자 잔액이나 경상수지 흑자를 볼 때 충분히 실현 가능한 수치”라며 야당의 정책추진을 옹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 등 노동 규제 강화와 정부 주도의 각종 규제를 비판했다. 김상훈 의원은 “우리 기업들이 코리아 엑소더스(탈출)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너무 노조 편향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우리 기업의 해외 신규 법인 설립이 63%나 급증했다”며,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정책 진단이 안이하다”고 꼬집었다.
조은희 의원 역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문재인 정부 ‘시즌2’로 규정하고 실패론을 제기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 전 수도권 지자체장과 논의했느냐”며 정부 정책의 엇박자를 문제 삼았다.
여야 의원들 간 고성도 오갔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질의 과정에서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전 정부 때 그런 것”이라고 날을 세우자,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얘기하는 것이냐”고 응수했다. 구윤철 부총리가 윤석열 전 정부 책임론을 언급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호응했고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자중하라”고 제지했다.
이날 국회는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 방향을 두고 치열한 공방과 감정섞인 설전까지 이어갔다. 정치권은 경제성과와 기업 환경, 일자리 등 핵심 이슈를 중심으로 정국 주도권 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회는 이어지는 회기에서 경제법안 처리와 세부 정책 추진을 두고 다시 한 번 첨예한 논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