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피로 잡는 고함량비타민"…종근당, 연질캡슐로 눈시장 공략
안구건조와 눈 피로를 겨냥한 고함량비타민이 일반의약품 시장에 추가됐다. 전자기기 사용 증가와 고령화로 눈 건강 관리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제약사가 기능성 식품이 아닌 의약품 형태로 접근해 차별화를 노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건조감과 피로 같은 실질 증상 완화를 앞세운 제품이 루테인 중심의 기존 눈 영양제 시장 구도를 일부 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종근당은 눈 건강 특화 고함량비타민 벤포벨 아이 연질캡슐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신제품은 종근당의 활성비타민 브랜드 벤포벨 라인업을 확장한 일반의약품으로, 간유와 베타카로틴, 콘드로이친을 포함해 안구건조, 눈 피로, 야맹증, 육체 피로 개선을 동시에 겨냥한다. 회사는 1일 복용량 기준으로 벤포티아민을 최대 허용량 100밀리그램까지 채워 눈의 피로 완화 효과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벤포티아민은 비타민B1 유도체로, 일반 티아민보다 체내 흡수가 잘되는 지용성 형태다. 혈류를 타고 신경 조직에 도달해 에너지 대사를 돕고, 신경 기능을 보호해 눈 주변 피로감과 뻐근함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제약사의 설명이다. 종근당은 여기에 시력 유지에 관여하는 니코틴산아미드 성분을 함께 담아, 기존 벤포벨 시리즈의 피로·신경통 완화 이미지를 눈 건강 영역으로 확장했다.
하루 복용 방식은 1일 1회 1캡슐이다. 기존 복합 비타민 제제 다수가 하루 2회 이상 나눠 먹어야 하는 것과 비교해 복용 순응도를 높인 설계다. 캡슐 형태도 연질 구조를 적용해 삼키기 부담을 줄이고 지방 용해성 비타민 성분의 흡수 효율을 고려했다는 설명이 더해진다.
눈 건강 관련 핵심 성분으로는 비타민A 역할이 강조된다. 종근당에 따르면 국내 국민 평균 비타민A 1일 섭취량은 권장량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으로 집계된다. 비타민A는 망막의 시각세포를 구성하는 로도옵신 합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결핍 시 야맹증과 안구 건조, 각막 손상 위험이 커진다. 회사는 비타민A 공급을 통해 안구 표면 점막을 보호하고 눈물막 유지에 기여해 건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안구건조증 유병 규모도 크다.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안구건조증 환자는 242만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장시간 컴퓨터·스마트폰 사용과 콘택트렌즈 착용, 난방·냉방 환경 등 생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환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중년 이후 호르몬 변화로 눈물 분비가 줄어드는 갱년기 여성에서 증상이 잦고, 재택·원격 업무 확산으로 직장인과 학생층의 눈 피로 호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벤포벨 아이 연질캡슐의 포지셔닝에 주목하고 있다. 종근당은 루테인 중심의 눈 건강 기능성식품과 달리, 이번 제품을 증상 개선 효과가 입증된 일반의약품이라고 강조한다. 루테인·지아잔틴 등은 황반을 보호하는 항산화 기능을 내세우며 예방 중심으로 판매돼 왔지만, 실제 건조감이나 피로감 완화는 개인별 체감 차이가 크다. 반면 고함량 비타민과 콘드로이친, 간유 조합은 피로·신경 증상과 야맹증, 안구 건조 등 구체적 증상 완화를 전면에 내세운 조합이다.
특히 이번 제품은 기존 복합 비타민 시장이 전신 피로와 만성 피로를 중심으로 경쟁하던 구도에서, 눈이라는 특정 타깃 장기를 중심으로 세분화된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이미 루테인 함유 건강기능식품과 인조눈물, 점안제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구용 고함량 비타민 기반 눈 관련 일반의약품은 라인업 다각화 카드가 될 수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루테인 제품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루테인을 예방 차원의 건강기능식품으로, 벤포벨 아이를 눈 건조감과 눈 피로 같은 증상 완화 효과를 근거로 하는 일반의약품으로 구분하고 있다. 대상 고객층은 전자기기 사용이 많은 학생과 직장인은 물론, 안구 건조증 발생 위험이 높은 갱년기 여성과 중장년층 등으로 폭넓게 설정했다. 실제 약국 채널에서는 장시간 화면을 보는 지식노동자와 수험생, 야간 운전이 잦은 운전자 등이 주요 수요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안과 전문의들은 경구 비타민만으로 안구건조증을 관리하기보다, 인공눈물 사용과 환경 개선, 화면 사용 습관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증에서 중등도 건조 증상에는 비타민A와 B군, 오메가3 등 영양소가 보조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각막 손상이나 염증이 동반된 중증 환자에게는 전문의 처방과 점안제 치료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벤포벨 아이 같은 제품은 생활 습관 개선 및 기존 치료와 함께 사용하는 보조적 관리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종근당의 이번 눈 특화 고함량비타민 출시를 두고 일반의약품 시장 세분화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전신 피로, 간 기능, 관절, 수면, 비만 등으로 나뉘던 기존 카테고리에 눈, 두피, 피부 등 세부 타깃 장기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실제 환자 수가 많은 안구건조 영역이 중요한 격전지가 될 수 있어서다. 산업계는 벤포벨 아이 연질캡슐이 안구 건강 관리 수단 중 한 축으로 자리 잡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