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 격화에 8% 급락”…비트코인, 11만 달러 붕괴 후 시장 요동
11일(현지시각), 미국(USA)과 중국(China)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되자 비트코인 등 대표 가상자산 가격이 이틀 만에 8%급락하며 11만 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며, 글로벌 투자자와 관련국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중 무역 긴장이 어떻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변동성으로 번지는지 주목된다.
현지시간 기준 11일 오후 6시 53분, 미국의 ‘코인베이스’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15% 하락한 11만1,178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0만9,600달러까지 낙폭을 키우며 11만 달러선이 붕괴됐다. 이는 이틀 전 12만 달러대에서 8% 넘게 하락한 수치로,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12만6,200달러) 대비 1만5,000달러 이상 빠진 셈이다.

이러한 급락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강경 메시지가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과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한·APEC 정상회담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구체적으로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 부과 방안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같은 조치가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암호화폐 투자자 심리에 직접적인 충격을 불러왔다.
비트코인 급락 여파는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으로 확산됐다. 이더리움은 3.58% 내린 3,748달러, 솔라나는 9.91% 폭락한 177.19달러까지 내려앉았다. 한때 낙폭이 컸던 ‘리플’은 3.56% 반등(2.39달러)에 성공했으나, 도지코인은 2.99% 추가 하락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는 “롱 포지션 투자자 70억 달러(약 10조 원)어치가 강제 청산됐다”고 밝혔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하락 사태를 2020년 코로나19 이후 최대 수준의 가격 충격이라고 분석했다. 유명 트레이더 밥 루카스는 “코로나급 핵폭탄”이라고 표현했고, ‘루미다 웰스’의 람 아흘루왈리아는 “트럼프 발언이 과열된 시장심리와 겹치며 급락을 초래했다”고 짚었다. 또 다른 트레이더 펜토시는 “암호화폐 시장의 심리가 극단적으로 요동쳤고, 폭락 강도는 역사적으로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 CNBC 등 주요 매체도 “미중 무역 갈등이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의 급속한 조정장을 촉발했다”며, 정책 불확실성과 관세 인상이 향후 디지털 자산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갈등, 정책 변동성, 추가 관세 압박 등이 암호화폐 변동성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하며, 투자자들의 위험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암호화폐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에도 연쇄 파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