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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레코드 타이 쓰다”…김민주, 하이원 질주→시즌 2승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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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레코드 타이 쓰다”…김민주, 하이원 질주→시즌 2승 청신호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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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하이원 컨트리클럽의 바람이 핀의 움직임을 살짝 흔드는 순간, 김민주의 클럽 끝에서 흘러나온 경쾌한 샷 소리가 그린 위를 가득 채웠다. 박빙의 레이스가 이어지는 2라운드, 갤러리들은 숨을 참은 채 김민주의 퍼트 궤적을 오롯이 지켜봤다. 코스 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 64타,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최상의 하루를 완성하며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2라운드는 11일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졌다. 김민주는 2018년 배선우가 수립한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하며,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경기 초반 1번 홀, 한 번의 티샷만으로 그린을 공략한 뒤 7미터 이글 퍼트를 넣으며 흐름을 크게 끌어올렸다.

“코스레코드 타이 8언더파”…김민주, 하이원 여자오픈 2라운드 선두 질주 / 연합뉴스
“코스레코드 타이 8언더파”…김민주, 하이원 여자오픈 2라운드 선두 질주 / 연합뉴스

3번 홀에서는 실수로 어려움에 부딪혔으나, 40미터 거리 웨지 샷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 버디로 연결됐고, 9미터와 10미터가 넘는 먼 거리에서도 안정적인 퍼팅으로 추가 버디를 만들어냈다. 장거리에서 계속 터진 버디 퍼트는 관중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민주는 우승에 대한 갈증을 드러내는 한편, 최근 6개 대회에서 톱10 입성이 없었던 아쉬움도 단칼에 씻어내는 듯한 활약을 보였다. ‘두 번째 우승의 기회’라며 남은 36홀에 대한 각오도 피력했다. “오늘은 샷 감각이 완벽하지 않았지만, 자신감을 갖고 경기했다. 첫 홀 이글이 많이 도움이 됐다”는 인터뷰 속 여유와 냉정이 묻어났다.

 

박현경은 5언더파 67타로 3타 차 단독 2위를 기록했다. 감기와 옆구리 통증을 불사르고, 경기 전 밀리던 샷을 교정하는 승부욕을 보였다. 박민지도 합계 5언더파 139타로 단독 3위에 올라 20승 고지 도전에 나선다.

 

공동 4위는 김수지와 방신실이, 공동 9위에는 부상 악재를 딛고 2오버파를 기록한 한진선과 디펜딩 챔피언 고지우가 자리했다. 시즌 다승자인 이예원은 2언더파 공동 17위로 2라운드를 마감했다. 전날 선두였던 조혜림은 난조를 보이며 5타를 잃고 공동 26위로 내려앉았다. 박혜준과 이정은은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남은 3라운드와 최종라운드에서는 김민주와 박현경, 박민지의 치열한 우승 경쟁이 예고되며, 각 선수의 집중력과 한 타 한 타에 쏠리는 시선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별한 부상 악재와 극적인 퍼트 장면이 교차한 이번 라운드는 팬들에게 한여름 골프장의 진한 여운을 남겼다.

 

수줍은 인사 뒤에 감춰진 진심, 어깨로 스며든 삭풍 같은 긴장. 골프장의 묵직한 침묵은 선수들의 한 타 한 타에 귀를 기울인다.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최종 우승자는 3~4라운드를 거쳐 가려진다. 골프 팬들은 남은 이틀 동안 김민주와 추격자들의 반전을 지켜보게 될 예정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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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박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