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아밀린·장기지속형까지”…글로벌, 차세대 비만치료 신약 경쟁 확산
IT/바이오

“아밀린·장기지속형까지”…글로벌, 차세대 비만치료 신약 경쟁 확산

오예린 기자
입력

비만치료제 신약 개발 경쟁이 기존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는 월 1회 투여 가능한 장기지속형, 포만감 관련 호르몬인 아밀린 유도체, 근육 손실 방지 신약 등 다양한 차세대 후보들이 글로벌 제약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업계는 이번 신약 후보들의 공개를 ‘차세대 비만치료제 경쟁의 분수령’으로 해석한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아밀린 유도체 기반의 장기지속형 치료다. 미국 멧세라는 아밀린 유사체 ‘MET-233i’의 전임상 성적을 기반으로 같은 계열 경쟁 후보 대비 가장 큰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물질은 16주차까지 2일마다 1회 피하주사로 투여한 결과, 18일차 체중 감소율이 경쟁 아밀린 대비 우수하게 나타났다. 임상 1상 중인 MET-233i는 반감기가 19일로 확인돼, 또 다른 파이프라인 MET-097i와 함께 월 1회 투여 가능한 초장기 지속형 신약으로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밀린은 인슐린과 동반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포만감 촉진 및 식후 혈당 조절을 담당한다. 아밀린 기반 신약들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제제가 가진 위장관 부작용 및 근육량 감소를 보완할 근본적 기전 차별성이 부각된다. 즉, 위장관 직접 자극이 아니라 식욕 중추를 통한 포만감 유도로 내약성을 높이고, 지방 위주 감량으로 근육 손실을 줄인 임상 결과가 주목받는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GLP-1 제제와의 병용 요법 역시 실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턴스 파마슈티컬은 경구용 GLP-1 표적 저분자 화합물 ‘TERN-601’도 소개했다. TERN-601은 반감기 9~10시간으로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며, 이번 학회에서 임상 1상에서 확인된 안전성을 집중적으로 밝혔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체중 감량과 동시에 근육량 증가가 가능한 신개념 후보 ‘HM17321’의 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미 동물실험에서 GLP-1계열 약물과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근육량 증가, 제지방량 개선이 확인됐으며, 이번에는 마우스 근육 단백체 연구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분자생물학적 작용기전까지 제시했다.

 

현재 GLP-1 제제는 15~20%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내지만, 체중 감량량의 최대 40%가 근육 손실로 이어지는 한계도 있다. 반면, 아밀린 유도체와 근육 증가 기전 치료제는 체중 감량과 근육량 보존 모두를 추구하는 차세대 전략으로 진화 중이다. 기존 주 1회에서 월 1회로 투여 간격을 줄인 장기 지속형 포뮬레이션, 효능·부작용 균형, 병용치료로의 확장 등 ‘편의성과 효과 동시 추구’도 주요 연구 방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Novo Nordisk, Eli Lilly 등 글로벌 업체들도 신기전, 병용요법 연구에 매진하는 가운데, 국내외 민간기업의 임상 파이프라인 역시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규제 측면에선 신약 작용기전의 차별성과, 안전성 확보에 대한 국제 데이터 공유와 허가 정책이 산업 변화의 동인이 될 개연성이 크다.

 

업계는 “앞으로 비만치료제 개발은 장기 지속형·병용 중심으로 진화하고 기존 한계를 보완하는 신약 파이프라인 선점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비만 신약 시장은 기술, 임상, 정책 환경 변화가 맞물린 다중 경쟁 국면”이라며, “실제 시장 안착 여부가 전체 산업 구조 변화를 결정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멧세라#hm17321#gl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