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여인형, 선관위 서버 확보 의혹 진실공방”…방첩사 진술 엇갈림→재판장 긴장 고조
정치

“여인형, 선관위 서버 확보 의혹 진실공방”…방첩사 진술 엇갈림→재판장 긴장 고조

조수빈 기자
입력

긴장감이 흐르는 중앙지역군사법원의 법정. 그곳에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 엇갈린 증언을 내놓으며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군의 통제 시도에 대한 진실공방이 뜨거워졌다. 이른 저녁 어스름의 회색 분위기 속, 두 인물의 목소리는 서로의 기억과 판단, 당시의 맥락을 증명하기 위한 법정의 공기를 가로질렀다.

 

정성우 전 1처장은 이날 법정에서 여인형 전 사령관이 계엄 선포 직후 선관위의 전산실을 통제하고, 상황에 따라 서버를 복사하거나 아예 철거해 올 것을 단계적으로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부하들과의 기술적·법률적 논의 끝에 실제 실행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짓고, 이미 동원된 병력이 원거리 대기와 철수로 임무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그의 목소리에는 계엄 기간 군이 선거 관리 시스템에 개입하려 했다는 중차대한 문제의식이 묻어 있었다.

“여인형, 선관위 서버 확보 의혹 진실공방”…방첩사 진술 엇갈림→재판장 긴장 고조
“여인형, 선관위 서버 확보 의혹 진실공방”…방첩사 진술 엇갈림→재판장 긴장 고조

반면 여인형 전 사령관은 “명시적으로 서버를 복사하라, 떼서 가져오라 말한 기억은 확실히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모든 일이 상식 선에서는 불가능하다 생각했다”며, 그러한 구체적 지시가 아닌 ‘방법이 있을까’를 물은 가정적 상황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법정 안팎에서는 이 같은 상반된 진술에 향후 증거와 추가 증언의 방향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정성우 전 처장에 따르면, 선관위 서버와 여론조사 시스템 위치 파악 등 정보 보고 지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전 여인형 전 사령관이 내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시 군이 실제로 선거와 민주주의 시스템에 어떤 관여를 시도했는지, 그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재판은 군이 계엄 시 중앙선관위 등 핵심 기관 통제 동안 어디까지 법적·물리적 개입을 시도했는지, 또 이를 둘러싼 책임과 합법성 논란까지 정치권과 사회 전체의 예민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다음 공판에서 추가 증언이나 자료가 공개되면, 이번 판결이 국가 시스템 내 군의 역할과 통제의 한계를 재정립하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조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여인형#정성우#방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