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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도피성 출국 의혹 첫 조사”…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특검 출석에 해병대 예비역 ‘구속 촉구’
정치

“호주 도피성 출국 의혹 첫 조사”…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특검 출석에 해병대 예비역 ‘구속 촉구’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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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수사외압 의혹 수사가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17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첫 소환하며, 여론은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확대 가능성에 정치권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57분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그는, 호주대사 인사와 출국금지 해제 등 최근 쏟아진 의혹에 대해 “그간 여러 기회를 통해 저의 입장이나 사실관계를 충분히 밝혀왔다”며 “그런 내용이 바뀐 것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에게 출국금지 해제 요청서 양식을 부탁한 이유’에 대한 기자 질문에 이종섭 전 장관은 “출금 해제 문제는 너무 어이없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말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다시 입장을 묻자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특검 사무실 앞에서는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 전 장관을 압박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호주 도피성 출국 의혹에 대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범인도피 혐의 구조상 출국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은 참고인으로 분류됐고, 특검팀은 주 호주대사 임명 과정부터 출국·귀국·대사직 사임까지 전과정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2023년 7월 채수근 해병대 일병 순직 사건 당시 국방을 총괄하던 이종섭 전 장관은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선상에 올랐다.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으나, 2024년 3월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된 뒤 8일 출국금지가 해제돼 곧바로 해외로 떠났다.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 참석을 명분으로 11일 만에 귀국했고 즉각 사임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 대한 참고인 조사 후 관련자들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23일에는 이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피의자로 다시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종섭 전 장관은 사건 초동 수사 결재 번복 시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이미 시인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명의 유선전화 발신자가 윤 전 대통령이었던 점이 공식적으로 밝혀지며, ‘VIP 격노’와 수사외압 의혹의 출발 지점으로 이 전 장관이 지목됐다. 특검은 이미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을 세 차례 소환해 대통령실과의 논의 여부, 초동 수사기록 이첩 보류와 회수 경위 등을 추궁해왔다.

 

일각에서는 이 전 장관에 대한 피의자 소환이 세 차례 이상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특검팀의 수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본격 확대되는 형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특검의 첫 소환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와 여야는 향후 특검 수사 결과와 이종섭 전 장관의 피의자 소환을 바라보며 한층 더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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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특검#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