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XR로 사용자 묶었다”…네이버, 구글플레이 3관왕으로 플랫폼 영향력 과시
인공지능과 확장현실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네이버의 플랫폼 전략이 앱 생태계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구글플레이가 발표한 올해를 빛낸 수상작 2025에서 네이버가 쇼핑, XR, 엔터테인먼트 3개 부문을 동시에 석권하면서 AI 기반 개인화 추천과 숏폼, 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묶는 구조가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업계는 이번 수상이 글로벌 앱 마켓에서 네이버의 기술 중심 플랫폼 전환이 가시화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플레이는 네이버 쇼핑 플랫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올해의 베스트 앱으로 선정했다. 치지직 XR은 올해를 빛낸 확장현실 앱, 네이버웹툰은 올해를 빛낸 엔터테인먼트 앱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구글플레이는 국가별로 한 해 동안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앱과 게임을 선정해 발표하는데, 한 기업이 소비자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복수 부문을 동시에 수상하는 사례는 기술 플랫폼 전략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세 서비스는 모두 올해 처음으로 AI, XR 등 첨단 기술과 숏폼, UGC를 서비스 핵심에 배치해 사용자 경험을 재설계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네이버는 쇼핑, 동영상, 웹툰에 걸쳐 개인화 추천 엔진과 인터랙티브 UI를 고도화하며 체류시간과 재방문을 끌어올리는 수익 구조를 강화하는 중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지난 3월 12일 출시 이후 8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9월 기준 누적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반년 만에 두 자릿수 백만 이용자를 확보하며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빠른 안착을 보여줬다.
서비스 핵심은 사용자 취향과 이용 맥락을 결합해 분석하는 AI 추천 쇼핑이다. 개별 사용자의 검색·구매 이력, 선호 카테고리, 콘텐츠 소비 패턴 등을 결합해 상품 노출 순서를 동적으로 조정하는 구조로,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을 먼저 보여주는 개인 맞춤 인터페이스를 강화했다. 기존 일괄 나열형 상품 리스트 대비 클릭률과 구매전환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앱 내 발견 탭은 AI 쇼핑 가이드와 쇼핑 숏폼, 블로그·카페 기반 UGC 쇼핑 콘텐츠를 한 화면에서 탐색하도록 설계됐다. 추천 알고리즘이 상품 정보뿐 아니라 리뷰 영상, 사용 후기 콘텐츠까지 함께 배열함으로써 검색 부담을 줄이고 단골 사용성을 높이려는 구조다. 짧은 영상과 텍스트 후기, 상품 링크가 결합된 쇼핑 동선은 최근 소셜커머스 플랫폼들이 강화하고 있는 콘텐츠 기반 커머스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달에는 개인화 쇼핑 전용 공간인 포유 탭을 쇼핑 홈 전면에 배치했다. 네이버는 블로그, 카페 등에서 생산되는 인기 UGC 쇼핑 콘텐츠를 앱 내부로 끌어와 직접 추천 영역에 통합했다.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 소비와 상품 구매가 한 번에 이뤄지는 폐쇄형 쇼핑 생태계를 구축해 이탈률을 낮추고 광고·커머스 수익 다각화를 노리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치지직 XR은 공식 출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올해를 빛낸 XR 앱으로 선정됐다. XR 기기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 짧은 기간 내 이용자 반응과 기술 완성도를 인정받으며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지직 XR은 현실과 가상 공간을 연결하는 사용자 중심 미디어 환경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XR 기기 특성에 맞춰 콘텐츠가 공간 위에 배치되는 구조를 도입하고, 사용자의 시선과 동작에 반응하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구현했다.
이머시브 뷰어는 사용자가 머리를 돌리거나 이동할 때 화면 구성이 함께 변하는 공간 기반 시청 구조를 제공한다. 동시에 멀티뷰 기능을 통해 하나의 화면 안에서 여러 각도의 콘텐츠를 동시에 보는 방식도 지원한다. 여기에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증강현실 이펙트가 더해져 인터랙티브한 시청 경험을 강화한다. 단순 평면 영상 재생에 머물렀던 기존 모바일 스트리밍과 달리, XR 환경만의 참여형 미디어 소비 패턴을 겨냥한 설계다.
치지직 XR 앱은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정식 배포됐으며, 삼성전자 XR 기기 갤럭시 XR을 포함한 다양한 XR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XR 앱 유통 채널을 선점하고, 기기 제조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플랫폼·시장 확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XR 기기 보급이 늘어날수록 치지직의 몰입형 시청 경험을 앞세운 구독·광고·굿즈 연계 수익 모델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치지직이 웹과 모바일에서 구축해온 시청 구조에 XR 전용 인터랙티브 경험을 더해 사용자 중심 몰입형 미디어 플랫폼으로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XR 환경에 특화된 이머시브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제공해 새로운 형태의 스트리밍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올해를 빛낸 엔터테인먼트 앱으로 선정된 네이버웹툰은 창작자와 이용자 양측의 참여를 확대하는 구조를 통해 콘텐츠 소비 다양성을 넓혀온 점이 호평을 받았다. 도전만화, 지상최대공모전, 연재직행열차 등 프로그램을 통해 장르 편중을 줄이고 새로운 작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온 점이 특징이다.
네이버웹툰 앱 진입 시 제공되는 알아서 딱 추천 기능은 이용자의 과거 열람 이력과 선호 장르, 선호 작가 등을 기반으로 작품 노출 순서를 개인화하는 추천 엔진이다. 이용자가 자주 접하지 않던 장르나 신인 작가 작품을 함께 제안함으로써 콘텐츠 소비 폭을 넓히고, 플랫폼 전반의 트래픽을 균형 있게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인기 작품 쏠림을 완화해 중소 규모 작가들의 수익 기회를 확대하는 효과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작가홈 기능은 해당 작가의 모든 연재 정보와 더불어 스케치, 비하인드컷, 축전, 작품 후기 등 부가 콘텐츠를 한데 모아 제공한다. 작품 외곽에서 이뤄지는 소통을 플랫폼 내로 편입해 팬덤을 강화하고 체류시간을 늘리는 구조다. 창작자는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이용자는 작품 이면의 스토리와 창작 과정을 함께 소비하면서 웹툰을 IP 기반 엔터테인먼트로 인식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올해 정식 출시된 컷츠는 2분 이내 숏폼 애니메이션을 제작·감상할 수 있는 UGC 서비스다. 숏애니, 컷툰,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참여했고, 출시 한 달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기록한 콘텐츠가 등장했다. 짧은 형식과 간편 제작 도구를 결합한 구조로, 기존 장편 연재 위주의 웹툰 소비 패턴을 숏폼 영상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숏폼 플랫폼과 경쟁하면서도 네이버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2차 창작과 팬덤 활동을 내부에 묶어 두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구글플레이 3관왕을 계기로 네이버가 AI 개인화, XR 인터페이스, 숏폼 UGC를 축으로 한 통합 미디어·커머스 플랫폼 전략을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앱 스토어 수상은 이용자 신뢰와 마케팅 효율 측면의 간접 효과도 적지 않다. 산업계는 네이버의 기술 중심 서비스 개편이 실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수익 모델 다변화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