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빅테크 실적 호조에 나스닥 강세”…미국증시, 정책 불확실성 속 변동성 확대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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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0월 31일, 미국(USA) 뉴욕증시는 애플(Apple)과 아마존(Amazon) 등 빅테크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의 잇단 매파적 발언과 월말 차익실현 수요가 맞물리며, 장중 변동성이 다시 커졌다.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주도 랠리와 투자자 포지션 조정이 동시 진행되는 모습이다.

 

장 마감 시점에서 S&P 500은 0.26% 오른 6,840.24, 나스닥종합은 0.61% 상승한 23,724.96, 다우존스는 0.09% 올라 47,562.69를 기록했다.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도 3.13% 급등한 17.44로 오르며 위험관리 수요가 되살아났다. 이번 강세 배경에는 아마존의 3분기 실적(주당순이익 1.95달러, 매출 1,801억달러)과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세, 애플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자리했다. 아마존 주가는 9.58% 급등했고, 테슬라도 소비재 업종 매수세에 힘입어 3.74% 상승했다. 반면, 엔비디아(Nvidia)는 최근 단기 과열 부담에 약보합(–0.2%) 마감했다. 메타(Meta)는 설비투자 논란이 이어지며 2.72% 하락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이 같은 흐름 뒤엔 연준 인사들의 강경한 물가 인식이 있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 “12월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연일 시장에 전달되자, 12월 추가 인하 전망은 다소 낮아졌다. 실제로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31.2%로 오르고, 25bp 인하 확률은 68.8%로 소폭 후퇴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장후반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수의 상승폭 일부가 반납됐다.

 

투자자금 유입과 포지션 재조정도 눈에 띈다. 한국예탁결제원(KSD) 집계에 따르면 10월 30일 기준 미국증시 상위 50종목 보관금액은 176조 1,810억원으로, 전일 대비 5조 9,581억원 감소했다. 이는 빅테크 실적을 앞둔 이벤트 리스크 관리와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동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보관금액은 2조원 가까이 줄었지만, 익일 주가는 3.7% 급등하는 등, 가격 변동과 잔고 변화 사이의 시차도 이어졌다. 엔비디아 역시 보관액이 감소, 애플은 소폭 순유입을 기록했다. 초단기 국채 ETF 분산 유입도 늘며, 현금화·기다림 전략이 강화됐다.

 

외신들도 이날 장세를 주목했다. 에드워드 존스 등 현지 증권사 애프터마켓 보고서는 ‘핼러윈 랠리’와 함께 빅테크 실적이 S&P500 이익성장률(전년 대비 10% 내외)의 견인차였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이익 성장의 저변 확대와 금리 하락기가 맞물릴 때, 금융주·산업재 등 비(非)테크 섹터의 ‘캐치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올해 밸류에이션 확장분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탓에, 다음 상승 국면에서 실적과 금리 동반 호조가 확인돼야 추가 랠리가 유의미하다는 경고도 덧붙었다.

 

향후 시장 방향은 정책 변수와 포지션 리밸런싱에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빅테크 주도 실적 랠리가 단기 변동성 확대와 레버리지 포지션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이익 리더십이 저변으로 확산될 때 새로운 랠리의 조건이 성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가 투자심리와 글로벌 자금흐름, 환율 등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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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아마존#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