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브릿지바이오 최대주주 등극”…지배구조 재편 신호
글로벌 헤지펀드 자본이 국내 상장 바이오 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사례가 현실화되며, 바이오산업의 지배구조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30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따르면, 이번 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으로 미국 헤지펀드 계열 특수목적법인(SPC)인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 외 1인이 새로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기존 이정규 대표 및 특수관계인 7인을 제치고, 약 3062만주(지분율 37%) 규모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산업 내 외국계 투자자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력 강화와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자본 확충 흐름이 국내 바이오벤처 생태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할지 주목된다.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는 가상자산 전문 헤지펀드 파라택시스캐피털매니지먼트(미국 뉴욕 소재)의 계열사로, 2019년 에드워드 진 CEO가 설립한 글로벌 신흥 투자사다. 이번 투자를 위해 200억원을 자체 조달했으며, 직접 경영 참여 목적임을 강조했다. 브릿지바이오 측에 따르면 8월 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정규 대표를 제외한 이사와 감사 전원 교체가 예고되는 등, 경영권 재편 수순이 예정돼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투자사의 지배력 확대는 R&D(연구개발) 가속화와 파트너십 다각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영진 교체 후 파라택시스 진영이 기술이전 전략·글로벌 라이선싱 등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내놓을지도 업계 관심사로 떠올랐다. 글로벌 바이오 투자시장에서 미국, 유럽 등 해외 자본의 직접 경영 참여, 신약 밸류에이션 선진화 추세와 맥락을 함께한다는 평가다.
한편 국내 바이오벤처의 외자 유치가 늘며, 경영권 안정성과 장기성장에 대한 우려와 기회가 맞물리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금융위원회 등 규제 기관들은 대규모 외자 지분 이동에 따른 내부정보 관리, 주주권 보장 등 여러 잣대를 도입하고 있어 향후 제도 환경 변화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현장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변화가 연구개발 투자 확대의 물꼬가 될 수 있지만, 기존 창업자 중심 벤처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과 충돌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 필요성을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외국계 헤지펀드의 지배구조 진입이 바이오 투자 지형에 미칠 영향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