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준, 스릴러서 보호자 변신→판타지선 극한 빌런”…‘아이쇼핑’과 ‘전지적 독자 시점’ 온도차 열연
여름 무드와 함께 배우 최영준이 전혀 다른 얼굴의 두 인물로 스크린과 안방을 오가며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ENA 새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속 우태식과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의 한명오, 보호자와 빌런의 극명한 대비가 뜨거운 감탄을 이끌어냈다.
‘아이쇼핑’에서 최영준은 불법 입양과 매매 조직의 하수인이자, 양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의 구조를 위해 발로 뛰는 우태식 역을 맡았다. 드라마 첫 회부터 그는 아이들을 향한 절절한 죄책감과 마지막 희망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만들어냈다. 도주극의 쫓고 쫓기는 팽팽한 시퀀스 끝, 다리 아래로 차량이 추락하고 폭발이 일어나는 고조된 극적 순간 속에서도, 어린 아현을 앞에 둔 우태식의 깊은 눈빛과 손끝의 미세한 떨림이 화면 밖으로까지 전달됐다.

최영준은 일상에 스며든 죄책감을 품으면서도, 정현(김진영)과 함께 아이들을 묵묵히 챙겨온 우태식의 이중적인 진심을 세밀하게 풀어냈다. 아이가 가족에게 전화를 건 은밀한 순간마다, 그 뒷편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버팀목이 돼온 우태식의 따사로운 존재가 드러나며, 시청자의 마음 역시 서서히 녹였다. 극 초반부터 강렬한 몰입감과 함께 최영준 특유의 풍부한 감정선이 극의 설득력을 빚어냈다.
반면 여름 극장가의 최영준은 완벽히 달라진 얼굴을 보여줬다.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그는 회사원 한명오로 분했다. 이 인물은 원작 웹소설의 세계와 현실이 하나로 뒤섞인 대재앙의 순간에, 오롯이 자신의 이해득실만을 좇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하조차 앞세우는 잔인함과, 권력 앞에서만 강한 작태로 관객의 분노를 자극했다.
영화 속 한명오는 극의 불쾌함과 위기감을 전방위로 증폭시키는 ‘빌런 중의 빌런’으로, 최영준은 단연 돋보이는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독특한 카리스마를 각인시켰다.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과 날카로운 대사 처리, 강약을 오가는 섬세한 신체 표현으로, 빌런의 속성에 생생한 질감을 입혔다. 영화의 결을 좌우하는 중심축이자 관객의 감정선을 쥐락펴락하는 인상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두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최영준의 연기 변신은 짧은 시간 동안 전혀 다른 온도로 대중을 매료시켰다. ‘아이쇼핑’의 보호자 우태식이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치유와 희망을 건네고, ‘전지적 독자 시점’의 한명오가 절망 속 빌런의 본질을 보여주는 과정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그의 연기 변주가 특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채로운 장르를 오가며 쌓아온 경험의 두께가 극명하게 드러난 이번 여름, 최영준은 안방과 스크린 모두에서 설명이 필요 없는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ENA에서 방영 중인 ‘아이쇼핑’과, 지난 23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는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최영준의 서사적 변주가 뜨거운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