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결승 솔로포”…에레디아, 롯데전 한방→SSG 1-0 승리 견인
비가 들이치던 저녁, 잠시 침묵이 흐르던 인천 SSG랜더스필드에는 오직 한 점을 둘러싼 긴장만이 맴돌았다. 기다림 끝에 6회초,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방망이를 힘껏 휘두르며 하늘을 가르는 듯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마치 정적을 깨는 한 방의 여운 속에서 SSG 벤치와 팬들의 숨소리마저 거세졌다.
SSG 랜더스가 1-0으로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3연패의 늪에서 조용히 빠져나왔다.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시작됐다. SSG 선발 드루 앤더슨은 7이닝 동안 5피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고, 11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이어갔다. 롯데 선발 이민석 또한 차분한 구위로 SSG 타선을 틀어막았지만, 한순간의 방심이 승부를 갈랐다.

승부처는 6회말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에레디아는 이민석의 149㎞ 직구를 정확히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만들어냈다. 2호 홈런을 기록한 에레디아는 더그아웃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홈런 이후 SSG는 타선이 추가점을 내지 못했으나, 마운드는 마지막까지 단단했다. 8회와 9회 롯데의 반격에서 SSG 야수진은 집중력을 보여주며, 조병현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켜냈다.
롯데는 막판까지 집요하게 따라붙었다. 8회초 2사 1,2루에서 전준우의 뜬공이 잡히며 한숨을 삼켜야 했고, 9회 2사 후 손호영의 큼지막한 타구 역시 에레디아의 미트에 안기며 마지막 희망이 끊어졌다. 짧은 비로 인해 경기장이 잠시 정적에 빠진 순간에도 양 팀의 긴장은 흩어지지 않았다.
에레디아는 경기 뒤 “팀 연패를 끊는 홈런을 쳐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SSG는 시즌 34승 2무 32패를 기록하며 6위를 지켰다. 롯데는 4연승 도전에 실패했으나, 37승 3무 30패로 3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늘에 내리던 비와 한 점을 위해 쏟은 땀방울이 뒤섞인 하루. 에레디아의 결승포는 팬들에게도, 동료들에게도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SSG와 롯데의 시리즈 2차전은 6월 16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승부의 향방은 다시 새로운 내일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