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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속 타이브레이크 명승부”…권순우, 데이비스컵 에이스전 우세→우천순연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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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속 타이브레이크 명승부”…권순우, 데이비스컵 에이스전 우세→우천순연의 변수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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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의 숨소리마저 잦아든 저녁,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센터 코트는 빗방울이 내리며 또 한 번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과 카자흐스탄의 데이비스컵 1그룹 월드그룹 맞대결 첫날은 정현의 아쉬운 패배 이후, 권순우의 극적인 타이브레이크 승리로 반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와 함께 모든 이의 시선은 멈춘 라인에 머물렀다.

 

첫 단식에서 정현은 세계 랭킹 97위 알렉산드르 셰프첸코를 맞아 치열하게 경기를 펼쳤으나, 4-6 3-6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초반부터 0-1로 뒤졌고, 벤치와 관중석 모두 조심스레 다음 흐름을 주시했다.

“권순우 첫 세트 타이브레이크 승리”…한국, 데이비스컵 첫날 0-1 뒤진 채 우천순연 / 연합뉴스
“권순우 첫 세트 타이브레이크 승리”…한국, 데이비스컵 첫날 0-1 뒤진 채 우천순연 / 연합뉴스

이어진 2단식에서 권순우는 세계 19위 알렉산드르 부블리크를 상대로 1세트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벌였다. 특히 타이브레이크에서 침착하게 기회를 살리며 8-6으로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도 권순우는 게임스코어 3-0까지 단숨에 치고 나가며 흐름을 완전히 움켜쥐는 듯했다.

 

반면 부블리크는 경기 중 오른쪽 다리 근육에 이상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그 틈에 하늘에선 빗방울이 점차 굵어졌고, 경기 중단을 알리는 방송이 울렸다. 우천순연이라는 예상밖의 상황은 권순우의 탄력에 제동을 걸었지만, 카자흐스탄 에이스에게는 체력을 회복할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권순우와 부블리크의 2단식 승부는 13일 오전으로 연기됐다. 복식 역시 같은 날로 순연돼 남지성-박의성 조가 카자흐스탄 주카예프-스카토프 조와 맞붙는다. 뒤이을 3·4단식에는 정현-부블리크, 권순우-셰프첸코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총 네 단식과 한 복식 결과에 따라 2026년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 진출전 또는 1그룹 플레이오프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마른 코트와 젖은 라인 사이에서 선수들은 잠시 숨을 고른다. 내일 적막이 걷히면, 다시 라켓은 춤을 출 예정이다. 카자흐스탄과 운명을 건 한판은 13일 오전 경기 재개와 함께 본격적으로 이어진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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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정현#데이비스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