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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이동외상센터” 정준원, 헬기 위 절절한 생명선→의사의 결단에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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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이동외상센터” 정준원, 헬기 위 절절한 생명선→의사의 결단에 울림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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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전장의 먼지 너머, 헬기 소리는 곧 누군가의 피와 삶을 실어 나르는 신호였다. 배우 정준원이 내레이션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한국전쟁 이동외상센터’는 6.25 전쟁의 잿빛 하늘 아래 의료진이 남겼던 숨 막히는 순간들과, 목숨 하나라도 더 잡아야 했던 희망의 사투를 전한다. 구도원의 이름으로도 친숙한 정준원의 목소리는 전쟁의 끝과 의학의 출발점이 교차했던 실전 현장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당시 미군이 최초로 도입한 이동외과병원과 에어 앰뷸런스 헬기는 부상병 이송의 패러다임을 뒤바꿨다. 피 흘리던 병사가 헬기 바퀴가 닿는 무전 속으로 실려 들어오는 풍경. 수술대에 올랐던 젊은이들의 목숨을 단 몇 초라도 더 앞당겨 구하려는 외과의들의 손끝. 응급의료는 그 절박함 위에 쌓여 오늘날 우리 곁의 의료체계를 이루는 뿌리가 됐다. 특히, 1969년 우리나라 최초의 신장이식 수술을 이루었던 이용각 외과의사의 길 또한 6.25 현장, 군의관으로부터 출발했다. 그가 전장에서 마주한 생사의 실전 경험은 국내 의학의 지형을 새롭게 이끌었고, 외상외과·응급의학의 실질적 교두보로 남았다.

“헬기로 생명을 잇다”…‘한국전쟁 이동외상센터’ 정준원, 참전 군의관의 실전→의학사의 울림 / KBS
“헬기로 생명을 잇다”…‘한국전쟁 이동외상센터’ 정준원, 참전 군의관의 실전→의학사의 울림 / KBS

정준원의 목소리는 실전과 고통,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진심을 놓치지 않는다. 전쟁과 의술은 결코 평행선을 걷지 않았다. 참전 군의관이 기록한 현장의 굳은 결의와, 이국 군의들이 바친 회복에의 염원은 이어진다. 다큐멘터리 속에는 전쟁이라는 역사의 시공을 넘어선 의학의 고동, 살아남은 자와 남기고 온 자 모두를 위한 묵직한 연대가 절절하게 흐른다.

 

현대 긴급의료 후송 체계와 항공구조의 뿌리가 75년 전 땀과 흙먼지 위에서 태동했다는 사실은, 한명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멈추지 않는 시도를 다시 조명한다. 살아있음과 지켜냄 사이, 의료진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끌어낸 선택과 순간들이 누군가의 생명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지금의 의료사 속에도 깃들어 있다.

 

카메라는 생명을 싣고 떠나오던 헬기의 프로펠러가 남긴 흔적, 그리고 그 안에 묻어난 인간의 온기를 천천히 따라간다. 2025년 6월 24일 화요일 밤 10시, KBS1을 통해 방송되는 ‘한국전쟁 이동외상센터’는 정준원의 진정성 있는 내레이션 아래 당시 군의관들의 실전 기록과 오늘의 의료계에 남은 울림을 다시 한 번 세상에 알린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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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원#한국전쟁이동외상센터#군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