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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보이스피싱 실시간 감지”…KT·국과수, 범죄 예방 신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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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보이스피싱 실시간 감지”…KT·국과수, 범죄 예방 신기원

강다은 기자
입력

인공지능(AI)이 범죄 예방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KT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협업해 개발한 ‘실시간 통화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가 30일부터 정식 제공돼, 사회 전반의 피해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는 이번 서비스 출범을 ‘AI 음성 분석 활용 보이스피싱 대응’의 분수령으로 평가한다.

 

새롭게 도입된 서비스는 KT와 국과수가 실제 보이스피싱 범죄 통화 데이터를 활용해 AI로 위험도를 실시간 평가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문자 텍스트만을 분석하는 기술과 비교해 음성 기반 AI 알고리즘은 억양, 말의 강약, 특정 패턴 등 감지 범위를 확대해 탐지 정확도를 크게 높인 점이 특징이다. 기술적으로는 KT의 통화망과 국과수의 범죄 음성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하고, 보이스피싱 통화 음성을 AI 모델이 실시간으로 분석해 의심 신호에 즉각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이전까지 보이스피싱 방지 기술은 대화 내용을 텍스트로만 판별하거나 사후적 신고 시스템에 머물렀으나, 이번 서비스는 음성 자체의 특징을 실시간 분석해 통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즉각 탐지 및 알림이 가능해졌다. KT에 따르면, 실제 현장 테스트 결과 오탐률은 5% 미만으로 기존 탐지 방식 대비 2배 이상 향상됐다. 특히, 다양한 변칙적 화법과 외국인 음성 등에도 적용 범위를 넓혔다.

 

보이스피싱 수법의 고도화와 함께 국민 피해액이 2023년 한 해에만 1조원을 넘기는 상황에서, 산업계와 공공부문 모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요구가 높아왔다. 전화 금융사기, 메신저피싱 등 범죄 구분이 어려운 경우에 실시간 음성 분석은 피해자 보호와 범죄 조기 대응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유사 목적의 글로벌 서비스로 미국의 Telesign, 일본의 NTT데이터 음성인식 보안 시스템 등이 있으나, 개인정보 규제 및 실시간 탐지 기술 수준에서 이번 KT·국과수 협업모델이 국내 최초로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에 의해 구현돼 차별성을 키웠다.

 

개인정보보호법상 범죄자 음성 데이터는 민감정보로 분류돼 활용에 엄격한 제한이 따른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CT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보이스피싱범의 동의 없이도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도록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합동으로 데이터 안전관리 체계, 접근 통제, 법적 분쟁 대비 매뉴얼 등을 마련하는 등 권익 침해 소지에 대한 보완책도 병행 적용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신기술 활용과 정보보호 간 사회적 균형을 모색하는 선례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한국정보보호학회는 “AI 기반 탐지 시스템의 실효성을 검증한 이번 특례와 서비스 모델은 앞으로 금융·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실시간 위험 분석 시장을 확대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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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국립과학수사연구원#보이스피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