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개 밈코인 매도”…부테린, 2021년 시바이누 사태 재현되나
현지시각 9월 30일,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더리움(Ethereum)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대량의 밈코인(Meme Coin)을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매각은 주요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커뮤니티 전반에 적잖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며, 2021년 시바이누(SHIB) 사태의 재현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새롭게 불붙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부테린은 온체인 분석 플랫폼 온체인렌즈(Onchain Lens) 확인 결과, 보유 중이던 퍼피즈(PUPPIES) 1,500억 개를 28.58 ETH(약 11만4,480달러)에, ERC20 계열 밈코인 10억 개를 1만3,889 USDC에 각각 매도했다. 해당 토큰들은 프로젝트 팀과 커뮤니티 측이 이더리움 창립자에게 무료로 선물했으며, 밈코인 브랜드 확산 및 마케팅 차원의 방안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대량 매도는 2021년 시바이누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시바이누 창립자 료시(Ryoshi)는 전체 발행량의 50%에 해당하는 500조 개를 부테린에게 전송했고, 그는 그 중 450조 개를 소각해 유통망에서 제거하고, 나머지 50조 개는 인도 코로나19 대응 기금에 기부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부테린은 밈코인 매도 수익을 각종 자선활동에 활용하는 방식의 관행을 이어왔고, “밈코인은 커뮤니티 자율조직(DAO) 내에서 결정되고, 직접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최근 부테린의 잇따른 매도에 대해 시장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테린이 던진 물량이 단기적으로 밈코인 시장의 유동성과 가격 안정성에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이번 행보가 프로젝트 투명성 강화와 자본의 기부·환원이라는 선순환 사례로 남을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2021년 시바이누 처분은 SHIB 코인의 전 세계적 대중화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가 많다.
암호화폐 업계 매체들은 부테린이 여전히 다량의 밈코인을 지갑에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 무덩(Moodeng)은 300억 개로 평가액만 51만8천 달러에 달하지만, 전체 자산의 대다수는 24만 ETH(약 10억 달러 상당)에 쏠려 있다. 최근 이더리움 가격이 4,000달러선을 돌파하며 부테린의 순자산도 크게 증가했다가, 다시 4,200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와 코인데스크 등 주요 외신은 이번 일련의 움직임에 “샘플링된 유동성 이벤트”이며, 특히 대규모 매도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와 이더리움 재단 주요 인사의 행보라는 상징성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부테린의 반복되는 밈코인 매도가 단순한 유동성 사건을 넘어, 자산 투명성과 암호화폐 시장 내 선별적 자기규율 문화 확산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진단한다.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번 조치가 SHIB 사례처럼 또 다른 가격 급변의 도화선이 될지, 혹은 일시적 해프닝에 그칠지는 투자자와 커뮤니티의 반응에 달릴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부테린의 행보가 전 세계 밈코인 및 암호화폐 시장 질서에 어느 정도의 파급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