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도주 우려에 긴급 체포”…김건희특검, 웰바이오텍 회장 구속영장 방침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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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주가조작’과 닮은꼴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피의자 간 정면 충돌이 벌어졌다. 김건희특검팀이 13일 웰바이오텍 양남희 회장을 도주 우려 등 사유로 전격 체포하며, 정치권 안팎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 피의자인 양남희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관련 사건 피의자들의 도주 사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볼 때 소환할 경우 특검 수사 종료 시까지 출석에 불응하고 도주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이 언급한 ‘도주 사례’는 삼부토건 전 부회장인 이기훈이 주가조작 수사 과정에서 구속 영장 심문에 불응하고 도주했다 55일 만에 체포된 사건을 가리킨다. 이기훈 전 부회장은 웰바이오텍 회장을 겸임한 인물로, 주가조작 혐의에 연루돼 구속기소 상태에 있다. 특검은 이기훈 전 부회장이 웰바이오텍 주가조작까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이미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웰바이오텍과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동반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를 기만하며 주가를 시세조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실제로 웰바이오텍의 주가는 2023년 4월 말 1천383원에서 같은 해 7월 말 4천610원으로 3배 넘게 치솟았다. 이 기간 전환사채 발행과 매각을 통해 약 400억원의 시세차익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며 웰바이오텍 전 대표 구세현은 이미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특검팀은 양남희 회장에 대해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세웠으며, 형사소송법상 체포 후 48시간 이내에 결정하게 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과 관련된 기업들과 이들의 주가 급등 배경에 대한 특검 수사가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과 맞물려 확산될 경우, 향후 정국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당별로는 특검 수사의 엄정성 강화 필요성과, 한편으로는 무리한 주가조작 프레임 씌우기 경계 목소리도 함께 나오는 실정이다.

 

특검팀이 이날 체포한 양 회장에 대해 곧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향후 조치에 따라 여야의 정치적 공방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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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특검#양남희#웰바이오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