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람 칸 국경 전격 봉쇄”…파키스탄, 아프간 무역 갈등에 시장 불안 고조
현지시각 29일, 파키스탄(Pakistan) 정부가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과 맞닿은 주요 통관 지점인 굴람 칸 검문소를 예고 없이 전격 봉쇄했다. 이번 조치로 아프간 농산물 등 화물을 실은 트럭이 즉시 발이 묶이며, 양국 간 무역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검문소 폐쇄는 최근 양국 갈등이 무역 현장까지 직접적으로 번진 사례로,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굴람 칸 검문소의 차단에 대해 공식적 이유를 내놓지 않았다. 현지 주민과 운전자들은 출입 통제가 시작된 뒤 파키스탄 측이 다른 우회 경로 사용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굴람 칸 검문소는 차만, 토르캄에 이어 북서 국경 무역의 3대 요충지로, 신선 농산물과 의약품이 집중 통과하는 관문이다. 지난해에도 양측 갈등으로 약 3주간 봉쇄된 전례가 있어, 통관 불안정이 반복되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파키스탄과 신속한 접촉에 착수했으나, 공식 협의 진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지 상인과 화물 운전사들은 농산물 수출 집중기에 봉쇄 사태가 맞물리며 크나큰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한 트럭 운전자는 “장기간 대기 시 과일과 채소 부패, 추가 물류비 부담까지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분쟁성 국경 통제가 무역 신뢰 저하로 이어지며, 특히 취약한 아프간 경제에 재차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농업 생산과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잦은 검문소 폐쇄는 아프간 경기 회복에 구조적인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파키스탄과 탈레반 사이에는 국경지대 테러조직 문제를 놓고 긴장이 고조돼왔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테러세력에 은신처를 제공한다며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탈레반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같은 안보 갈등이 통관 통제로 연결되면서 교역업계와 민생 혼란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국경 통상의 불안정성이 아프간 경제변동성을 심화시킨다”고 평가했다. BBC 역시 “지역 경제 회복 시도에 계속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도했다.
각계 관계자들은 “정부 간 신속한 협상이 이뤄져야 공급망 혼란과 수출업자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실질적 교역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프간과 파키스탄 모두에 장기적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국경 봉쇄 여파와 향후 갈등 전개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