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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IP가 겨울 리조트로”…데브시스터즈, 쿠키런 스노우 어드벤처 선보여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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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반 지식재산권 IP가 겨울 리조트 현장으로 확장되며 콘텐츠 산업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쿠키런으로 잘 알려진 데브시스터즈가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 대형 체험형 눈놀이 공간을 열며, 오프라인 공간과 디지털 게임 세계관을 결합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시험한다. 업계에서는 플랫폼과 미디어를 넘어 리조트까지 파고든 게임 IP 융합 전략이 장기적으로 국내 레저 산업 브랜딩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브시스터즈는 HDC리조트와 협업해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겨울철 대형 체험형 콘텐츠 쿠키런 스위트랜드 스노우 어드벤처를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쿠키런 스위트랜드는 오크밸리 리조트 겨울 프로그램 스노우 어드벤처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도록 설계됐으며, 6000평 규모의 야외 공간 전반에 쿠키런 세계관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양사는 올해를 시작으로 2028년 2월까지 3년간, 매 겨울 시즌 약 3개월 동안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쿠키런 스위트랜드는 게임 속 설정과 캐릭터를 물리적 공간에 구현한 이른바 IP 체험형 파크 구조를 취한다. 전체는 4개의 메인존과 14곳 이상의 세부 체험 공간으로 구성되며, 이용객이 달리고 놀고 쉬며 사진과 영상 등 디지털 기록을 남기도록 동선이 설계된다. 쿠키런 전용 눈썰매장 3종 쿠키런 플레이 그라운드 쿠키런 스위트 라운지 쿠키런 트리마을 등이 핵심 축을 이룬다.

 

눈썰매장은 브레이브 썰매 스위트 썰매 스핀 썰매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브레이브 썰매는 속도감 있는 주행을 선호하는 이용자를 겨냥한 직선형 슬로프, 스위트 썰매는 가족 단위와 어린이를 고려한 완만한 경사, 스핀 썰매는 회전과 방향 전환을 강조한 체험형 슬로프로 설계해 동선별 난이도와 체험 성격을 차별화했다. 이를 통해 단일 슬로프 중심의 기존 눈썰매장 구성에서 벗어나, IP와 연계된 테마형 슬로프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쿠키런 플레이 그라운드는 이번 협업을 위해 새로 기획된 활동성 미니 게임 존이다. 게임 내 러닝 액션 구조를 모티브로 한 체험형 어트랙션과 미션 기반 체험 콘텐츠를 결합해, 이용자가 캐릭터처럼 미션을 수행하며 점수를 얻는 구조를 현실에 옮겼다. 게임을 하지 않는 방문객도 직관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규칙을 단순화하고, SNS 공유가 용이한 포토 포인트를 곳곳에 배치해 2차 온라인 확산을 유도한다.

 

쿠키런 스위트 라운지는 식음료 FNB 시설과 휴식 공간을 결합한 존이다. 캐릭터를 활용한 디저트와 음료, 테마 인테리어를 접목해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계절형 굿즈 연계 판매까지 염두에 둔 구조로 해석된다. 쿠키런 트리마을에는 각종 쿠키 캐릭터 조형물과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돼 겨울철 야간 경관 요소를 강화한다. 이처럼 IP를 콘텐츠와 인테리어, 상품까지 관통하는 통합 브랜딩 요소로 활용하면서 리조트 전체 겨울 이미지에 쿠키런 색채를 입힌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스키장과 눈놀이동산, 겨울철 이벤트를 하나의 메가 IP로 통합 브랜딩했다는 점에서 기존 리조트 시즌 마케팅과 차별화된다. 양사는 메가 IP 중심 리조트 브랜딩을 목표로 온라인 홍보와 수도권 대형 쇼핑몰 연계 바이럴 등 복합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는 게임 이용자를 리조트 방문객으로 전환하고, 리조트 방문객을 다시 게임과 캐릭터 상품 수요로 연결하는 양방향 트래픽 구조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즈니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소수 엔터테인먼트 기업만이 보유하던 테마파크형 IP 비즈니스가 게임 업계로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이다. 일본에서는 닌텐도 IP를 활용한 슈퍼 닌텐도 월드가 레저 산업과 게임 산업의 접점을 넓히고 있으며, 중국과 북미에서도 인기 게임을 활용한 팝업형 테마 존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게임 IP를 전면에 내세운 상설 테마파크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수동 팝업 스토어와 체험존 형식을 거쳐 이제 대형 리조트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올여름 서울 성수동에서 쿠키런 세계를 현실 공간에 구현한 쿠키런 방탈출을 운영한 바 있다. 당시 도심형 체험 콘텐츠로 쌓은 운영 경험과 수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대규모 야외 겨울 프로그램으로 스케일을 키운 셈이다. 계절과 지역을 달리하는 다중 거점 전략을 통해 브랜드 경험의 깊이와 지속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읽힌다.

 

산업 측면에서는 리조트가 IT 게임 회사와 손잡고 콘텐츠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흐름이 주목된다. 겨울 시즌 한정 스키 수요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검증된 글로벌 IP를 앞세운 복합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면 이용자 충성도와 객단가를 동시에 높일 여지도 있다. 반면 IP 라이선스 비용과 대형 설치물 투자 부담, 시즌제 운영에 따른 수익성 관리 등은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쿠키런 스위트랜드의 첫 개장은 다음달 20일로 예정됐다. 업계에서는 데브시스터즈와 HDC리조트의 이번 시도가 겨울 한철 이벤트로 끝날지, 국내 리조트 산업의 상시 IP 연계 모델로 확장될지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와 관광, 게임 산업이 교차하는 접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구조가 뿌리내리려면, 장기 계약과 안정적인 운영 노하우 축적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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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쿠키런#오크밸리리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