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초슬림 대신 실속 두께 전쟁”…삼성, S26 경량화로 애플 견제

한유빈 기자
입력

스마트폰 초슬림 경쟁이 방향을 바꾸고 있다. 극단적으로 얇은 두께를 구현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엣지 전략이 시장에서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다. 삼성전자는 내년 플래그십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별도 초슬림 라인업은 접는 대신, 기본 S시리즈의 두께를 점진적으로 줄이며 휴대성과 성능을 함께 가져가는 쪽으로 노선을 수정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디자인보다 카메라·배터리·AI 기능 등 실사용 성능을 더 중시하는 흐름이 분명해졌다고 본다. 동시에 애플 아이폰17 시리즈와의 경량화 경쟁이 향후 프리미엄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플래그십 라인업에서 올해 선보였던 갤럭시 S25 엣지 모델을 제외하고, 대신 기존 갤럭시 S 시리즈 본라인의 두께와 무게를 조절하는 전략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 S25 엣지는 두께 5.8㎜, 무게 163g이라는 초슬림 제원을 내세웠지만, 출시 후 판매량은 기본 모델 대비 크게 뒤처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 갤럭시 S25 기본 모델(두께 7.2㎜, 무게 162g)보다 훨씬 얇았음에도, 소비자 선택을 충분히 끌어내지 못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초슬림을 위해 희생해야 했던 기본 성능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두께를 줄이려면 내부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 용량과 발열 해소를 위한 방열 구조, 카메라 모듈 크기 등 물리적인 요소를 동시에 축소해야 한다. 그 결과 갤럭시 S25 엣지는 같은 S시리즈 대비 배터리 용량과 카메라 성능, 장시간 고사양 작업에서의 발열 여유도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상 사용에서 체감 가능한 카메라 퀄리티와 사용 시간, AI 기능 처리 능력보다 “얇다”는 지표 하나로는 프리미엄 가격을 설득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삼성전자는 결과적으로 엣지 라인을 플러스 모델 대체용 주력 제품으로 키우려던 계획을 접고,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엣지 모델을 포함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1년 만에 초슬림 전용 전략이 사실상 단종 수순에 오른 셈이다. 다만 초슬림 방향성 자체를 버린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성능을 유지하면서 전체 라인업 두께를 조금씩 줄이는 방식으로, 무리한 차별화 대신 점진적 경량화를 선택했다는 관측이다.

 

유출 정보에 따르면 갤럭시 S26 기본 모델은 두께 6.9㎜로 예상된다. 갤럭시 S25 기본 모델의 7.2㎜보다 0.3㎜ 얇아지는 수치다. 무게는 162g에서 164g으로 2g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초슬림 엣지만큼 얇지는 않지만, 구조 설계를 조정해 배터리와 카메라 모듈을 유지하면서도 차세대 AP와 AI 연산을 감당하는 열 설계를 병행한 결과로 해석된다. 방열판 소재와 레이아웃 최적화를 통해 AP 주변 열을 넓게 퍼뜨리고, 내부 공간 배치 효율을 높여 두께를 줄이는 방향이다.

 

갤럭시 S26 플러스는 두께 7.3㎜, 무게 191g 정도로 전해진다. S25 플러스(7.3㎜, 190g)와 두께는 같고 무게만 1g 증가가 예상된다. 기존 3개 S시리즈 중 판매 비중이 가장 낮은 플러스 라인에 상대적으로 변화 폭이 작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수요가 집중되는 기본형과 울트라에 자원을 우선 배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패널 크기와 배터리 용량이 중간대에 위치한 플러스 모델은, 초슬림 실험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6 울트라는 두께 7.9㎜, 무게 214g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전작 S25 울트라의 8.2㎜, 218g과 비교하면 0.3㎜ 더 얇고 4g 더 가볍다. 울트라는 대형 이미지 센서 기반 카메라, S펜 내장, 대용량 배터리 등 물리적으로 차지하는 공간이 큰 요소가 많아 두께를 줄이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200g대 초반을 유지하면서도 대형 카메라 모듈과 AI 기능을 유지했다면, 소재 경량화와 내부 구조 재설계가 상당 수준 진척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초박형 OLED 패널과 고집적 메인보드 설계, 배터리 팩 구조 최적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러한 경량화 전략은 곧바로 애플 아이폰17 시리즈와의 비교 구도로 이어진다. 자사 전작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쟁 제품과의 체감 차이를 키워 브랜드 포지셔닝을 강화하겠다는 접근이다. 예상 제원 기준으로 보면 갤럭시 S26 기본 모델은 아이폰17 기본 모델보다 두께가 약 1.05㎜ 얇고 무게도 13g 가벼울 것으로 관측된다. 주머니에 넣었을 때 부피감과 장시간 사용 시 손목 피로도에서 차이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갤럭시 S26 플러스 역시 아이폰17 프로 대비 1.45㎜ 얇고 13g 가벼울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급 카메라 성능을 요구하는 사용자에게는 여전히 이미지 센서 크기와 망원 성능이 핵심이지만, 하루 종일 들고 사용하는 스마트폰 특성상 무게와 두께는 구매 단계에서 직관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 삼성전자로서는 “얇고 가벼운 플래그십”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한편, 카메라와 배터리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함으로써 초슬림 특유의 타협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갤럭시 S26 울트라는 아이폰17 프로 맥스와의 비교에서도 경량화 이점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전망대로라면 울트라는 프로 맥스보다 약 0.85㎜ 얇고 17g 가벼운 수준이 된다. 특히 6.7인치 이상 대화면 플래그십 구간에서는 수 g 차이도 장시간 사용 시 체감이 크다. 삼성 입장에서는 화면 크기·카메라·AI 기능 등 핵심 사양을 비슷하게 맞추면서도 경량화 우위를 내세워 프리미엄 사용자를 끌어오는 전략이 가능해진다.

 

시장 전반에서는 초슬림폰의 후퇴와 함께 다시 “스펙 우선” 기조가 강해지는 양상이다. 고성능 AP와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보편화되면서 연산량과 발열이 증가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두꺼운 방열 구조와 넉넉한 배터리 용량이 필요하다. 여기에 대형 이미지 센서와 다중 카메라, 향상된 광학 구조가 더해지면서, 극단적으로 얇은 두께를 유지하는 것이 기술적·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구조다. 스마트폰 제조사들 사이에서 초슬림은 차별화 포인트라기보다, 전체 설계에서 일부를 양보해야 하는 선택지에 가까운 존재가 됐다.

 

애플의 행보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가을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8 프로 맥스는 역대 가장 무거운 아이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배터리 용량과 연속 사용 시간 극대화, 카메라 모듈 고도화, 온디바이스 AI 기능 탑재 등이 맞물리며 무게가 240g을 넘기고 두께도 9㎜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프리미엄 사용자가 기대하는 강력한 AI 기능과 멀티미디어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크기와 무게 증가는 용인하는 대신, 초슬림 경쟁에서는 한 발 물러서는 셈이다.

 

애플 역시 과거 갤럭시 엣지와 유사한 초슬림 콘셉트의 아이폰 에어를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뚜렷하지 않았다. 극도로 얇은 두께에 대한 호기심은 컸지만, 배터리와 카메라, 내구성에서 체감되는 한계가 구매 전환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다만 애플은 에어 라인을 완전히 접기보다는, 성능과 내구성을 보강한 후속 모델을 위해 출시 일정을 늦추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극단적인 초슬림 대신 어느 정도 타협된 두께를 전제로 한, 보다 현실적인 설계를 모색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초슬림폰의 잇따른 전략 수정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해석한다. 사용자가 기대하는 성능 하한선이 높아진 상황에서, 두께와 무게를 줄이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설계 여유는 줄어들고 있어서다. 결국 제조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전용 초슬림 라인으로 극단적 차별화를 시도하기보다, 메인 플래그십에서 미세한 경량화를 축적해 나가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계는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량화 전략이 실제 판매 반등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애플 아이폰17·18 시리즈의 스펙 중심 전략과 어떤 균형점을 만들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디자인, 성능과 휴대성 사이에서 어느 지점을 택하느냐가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한유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삼성전자#갤럭시s26#아이폰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