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 코딩교육”…NIA, 대구 아동 디지털 격차 완화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이 일상과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가운데, 디지털 교육 기회 격차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취약계층 아동은 최신 정보기술 환경과 교육 콘텐츠 접근성이 낮아 미래 역량에서 구조적 불리함을 안고 출발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NIA가 공공기관과 국제구호단체, 청년 창업기업과 손잡고 대구 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IT 기기 지원과 AI 기반 코딩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교육 디지털 전환의 포용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와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디지털 격차 해소와 AI 인재 저변 확대를 동시에 겨냥한 공공 민간 협력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NIA는 27일 한국장학재단,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대구 지역아동센터 2곳을 대상으로 IT 기기 보급과 인공지능 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교육은 25일 대구 동구 어울 지역아동센터, 26일 남구 그루터기 지역아동센터에서 연달아 진행됐으며, 상대적으로 교육 자원 접근성이 낮은 아동에게 맞춤형 디지털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하드웨어 지원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동시에 제공하는 구조다. 세이브더칠드런이 기부금을 기반으로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 IT 기기를 보급해 학습 인프라를 마련하고, 그 위에서 AI 코딩교육과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교육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단순 장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아동이 실제로 활용 가능한 디지털 문해력과 건강한 사용 습관을 갖추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으로 평가된다.
NIA는 후원과 함께 자체 전문인력을 투입해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교육을 담당했다. 과의존 교육은 디지털 기기에 장시간 노출된 아동이 겪을 수 있는 주의력 저하, 수면 문제, 대인관계 단절 등을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고, 사용 시간 관리법과 온오프라인 균형 잡힌 생활 습관을 체득하도록 돕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AI 기술을 활용하는 사회로 갈수록 아동기의 디지털 사용 패턴이 장기적인 학습 능력과 사회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체험 교육을 넘어 건강한 미디어 리터러시를 키우는 기초 교육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장학재단은 후원과 더불어 재단이 지원하는 청년창업기업 네모감성과 함께 AI 음악 코딩교육을 진행했다. AI 음악 코딩교육은 인공지능이 음악의 리듬과 멜로디 패턴을 학습하는 원리를 기초 수준에서 설명하고, 아동이 블록형 코딩 도구 등을 활용해 직접 음악 생성 알고리즘을 조작해 보는 체험형 수업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복잡한 코딩 문법 대신 시각적 인터페이스와 음향 피드백을 결합해, 초등 고학년 수준의 아동도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와 프로그래밍의 기본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번 교육은 예체능 요소인 음악과 AI 코딩을 결합해, 수학과 과학에 대한 부담감이 큰 아동도 흥미를 느끼며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융합형 AI 교육이 장기적으로는 논리력과 창의력을 동시에 자극해, 이공계 진로 선택과 디지털 직무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음악·미술과 AI 코딩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이 확산되는 추세와 맞닿아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체 사업을 총괄 운영하며 각 기관과의 협력을 조정했다. 국제구호단체가 단순 생계 지원을 넘어 디지털 교육 인프라 보급에 나선 것은, 아동권리의 범위를 정보접근권과 미래 역량 확보까지 넓히는 글로벌 흐름과도 연결된다.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가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디지털 학습 기기 보급과 온라인 교육 플랫폼 제공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민관 협력 구조를 통해 유사한 모델을 구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사업은 단기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향후 프로그램 고도화와 대상 지역 확대를 위한 기초 데이터 축적에도 의미가 있다. 기관들은 참여 아동의 만족도와 학습 이해도, 스마트폰 사용 습관 변화 등을 추적해 향후 커리큘럼 개선과 상시 프로그램 전환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 활용 교육표준 마련, 디지털 웰빙 가이드라인 정립에도 참고 자료로 쓰일 여지가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아동 대상 디지털 교육과 AI 리터러시 확산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초중등 교육 과정에 컴퓨팅 사고력과 AI 기초 교육을 단계적으로 편입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공교육 체계 내에서 취약계층 학생을 위한 장비 무상 대여와 온라인 튜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는 공교육 외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돌봄 인프라에 대한 디지털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 사업이 정책 보완 논의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종성 NIA 원장은 AI와 데이터 중심 사회에서 모든 아이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역아동센터 지원 사업을 통해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지역사회와 함께 미래 인재를 키우는 상생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계와 교육계는 이번 사례가 지역 간 교육 자원 불균형을 완화하고, 차세대 AI 인재 풀을 넓히는 기초 작업으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