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순간, 찬란함만 남아”…이서이, 삶의 흔적 바람돼→마지막 인사 속 깊은 그리움
오랜 곁을 지켜준 사람을 보내며 남겨진 이들은 더 깊은 밤을 느낀다. 배우 이서이의 이름은 다시금 조용히 추억 속을 떠다닌다. 밝게 웃던 모습,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울고 웃던 장면들, 그 모든 순간이 작은 조각처럼 남았다.
이서이의 매니저라 밝힌 인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우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담담하면서도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찬란하고, 아름답고, 착한 언니가 하늘나라의 별이 됐다”는 말에는 이별의 슬픔과 함께 많은 시간의 고마움이 묻어 있었다. 갑작스러운 부고에 남겨진 이들은 할 말을 잃었고,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는 부탁만이 조용히 이어졌다. 구체적인 사인은 밝히지 않은 채 아쉬움이 더해졌다.

이서이는 1982년생으로, 2013년 드라마 ‘구암 허준’에서 연기자로 첫발을 내딛었다. 무명의 시간을 지나 한 작품 한 작품 자신의 존재감을 쌓아 올렸고, 영화 ‘마담 뺑덕’에서는 욕망과 고뇌, 치열한 결의 인물을 통해 깊이에 도달했다. 이서이의 이름은 여러 장르와 작품으로 확장됐다. ‘더 킹’, ‘킬링 로맨스’ 등 다양한 작품에서 대중과 만났으며, 최근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서도 남다른 여운을 남겼다. 비록 짧은 등장에도 한 점의 그림처럼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시청자와 교감했다.
연기 활동만큼 학문에의 열정도 이어졌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체코·슬로바키어를 전공했고,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후학의 길을 걸었다. 늘 새로운 도전과 고민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살아온 이서이는 연기와 삶 모두에서 흔들림 없는 진심을 보여줬다.
불현듯 방문한 이별은 43세라는 너무나 이른 나이였다. 함께 만든 이야기와 스크린 속 표정, 순간의 감정은 오랜 시간 팬과 동료, 관객의 마음에 아픔과 그리움을 남기고 있다.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살아온 시간이 길지 않아도, 이서이의 색채는 한 편의 시처럼 짙게 남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다.
이서이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남긴 tvN 드라마 ‘이혼보험’은 지난 5월 종영했으며, 그녀의 연기에 담긴 온기와 깊은 시선은 앞으로도 작품, 그리고 남겨진 기억 속에서 오래도록 흐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