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2 통상협의 돌연 연기”…구윤철, 인천공항서 방미 일정 전격 취소

한미 통상협력을 둘러싼 외교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2+2 통상 협의’가 돌연 연기되면서,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둔 양국의 합의가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 간 통상 현안을 둘러싼 신경전이 다시 정국의 쟁점으로 부상했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오전, 미국과의 ‘2+2 통상 협의’가 베선트 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이번 회의는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구윤철 부총리,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베선트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미국측 통보 소식을 접하고 방미 일정을 1시간여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강영규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미국 측으로부터 오늘 아침 긴급히 연락을 받았다”며 “베선트 장관의 급박한 일정으로 회의가 연기됐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측은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연기 요청 과정에서 거듭 유감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는 “미국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재개최를 희망하고 있다”며 “양국 실무진이 빠른 일정 조율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각자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 측과 예정된 양자 협의를 지속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2+2 통상 협의 연기로 인해 한미 간 고율 관세 협상 타결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해진 셈이다. 미국은 8월 1일부터 우리나라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방침인 가운데, 관세가 발효될 경우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 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더욱이 베선트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 일정에 동행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미 통상 외교가 단기간 내 결실을 거둘 수 있느냐는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과 경제계는 이번 돌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수출 산업을 방어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과 함께, 한미 협상 재개 시점이 정치‧경제적 파장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미국 측 제안을 바탕으로 한미 간 조속한 협의 일정 조율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관세 유예 종료가 임박한 만큼, 한미 통상 협상 결과에 귀추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