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 1년 내 심방세동 급증”…삼성서울병원 등, 조기관찰 강조
뇌졸중 경험 후 첫 1년 이내 심방세동이 새롭게 진단될 위험이 일반인 대비 현저히 높아지는 사실이 대규모 인구 집단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기존에는 심방세동이 뇌졸중을 유발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번 연구는 ‘뇌졸중 이후 심방세동 위험성’ 역시 명확하게 입증해, 심혈관계 질환 환자의 관리 전략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및 임상 전문가는 이러한 결과가 뇌졸중-심방세동 연계 케어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숭실대학교 통계학과 한경도 교수, 고신대복음병원 강지훈 교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유정은 교수 연구팀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 뇌경색 환자 9만8706명과 뇌출혈 환자 4만7695명을 대상자군으로 선정해 일반 대조군과 비교 분석했다. 소득수준, 지역, 생활습관 등 잠재 교란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 성향 점수 매칭 기법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분석 결과, 전체 추적기간 동안 뇌경색 환자에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대조군 대비 2.32배로, 특히 뇌경색 진단 첫해에는 7.32배까지 급증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1년이 지난 이후에도 위험도는 1.64배 수준으로 기존보다 여전히 높게 유지됐다. 뇌출혈의 경우, 심방세동 위험이 평균 1.24배, 진단 1년 이내에는 4배까지 치솟았으며, 이후 위험도는 대조군과 유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은 불규칙한 심방 수축을 특징으로 하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뇌졸중과의 역학적 연관성이 대표적이다. 이번 연구팀은 뇌졸중 이후 ▲자율신경계 불균형 ▲염증 반응 증가 등으로 심장 근육의 전리생리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심방세동 발생 메커니즘이 촉진된다는 설명을 제시했다. 특히 교감신경계 과활성화와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증가는 심방내 전기적·구조적 변화를 야기, 1년 내 부정맥 발생률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진단 초기에는 입원 및 외래 방문이 집중되고 심전도 검사 등도 늘어나 미처 발견되지 않았던 잠복 심방세동이 새롭게 진단된 효과 역시 작용했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외 심혈관계 질환 치료·예방 가이드라인에 새로운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등지의 임상 가이드 역시 뇌졸중 이후 상시 심장 리듬 추적을 권고하고 있으나, 대형 데이터 기반으로 1년 내 위험도 변화를 정량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뇌졸중 환자를 장기간 모니터링하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의 도입 확산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향후 뇌졸중 이후 심방세동 집중 모니터링 및 예후 예측 알고리즘 개발 또한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공통된 위험인자에 대한 통합 예방 전략, 1년간의 집중검진, 조기 진단·치료가 재발 및 심각한 합병증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가 실제 임상 현장 및 디지털 예후관리 서비스에 어떻게 녹아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