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인파이터·박찬대 실용 혁명”…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 본격화→집권 여당 권력지형 격변
여름 햇살만큼 뜨겁게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의 열기가 번지고 있다.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 두 명의 주자는 각기 다른 빛깔의 리더십으로 당의 앞길을 두드리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 중이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과 함께 집권 여당으로 향하는 민주당 내 권력지형이 한층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24일 라디오 방송에서 "권투로 치자면 본인은 강력한 인파이터, 박찬대 의원은 아웃복서"라고 비유했다. 말의 결이 더욱 뚜렷하다. 그는 "검찰·사법·언론 개혁을 3개월 내 전광석화처럼 해치울 당 대표"라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야당과의 관계를 두고서도 "통합이나 협치는 대통령 영역에 두고, 당에서는 때로 부딪혀도 다수결 원칙으로 밀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개혁의 속도와 강도에서 앞서가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히 녹아 있다.

정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시절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굵직한 법안을 통과시켰던 경험을 거론하며, 당 대표가 돼서도 집권 여당의 수적 우위를 살려 정부 개혁에 힘을 실을 각오를 밝혔다. 그는 경쟁자인 박찬대 의원에 대해 "네거티브하지 않는다, 돈 쓰지 않는다, 캠프 사무실도 만들지 않는다"며 공정 경선 원칙 역시 강조했다.
반면, 박찬대 의원은 같은 날 국립서울현충원과 백범 김구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 남긴 "정의로운 통합과 유연한 실용으로 빛의 혁명을 완수하고 국민주권 시대를 열겠다"는 문구에는 유연함과 화합의 가치가 담겼다. 박 의원은 자신의 온라인 공간에도 "검증된 당정대 원팀으로 유능한 개혁정치 완성"이라는 메시지를 올리며, 안정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춰온 경험을 내세워 당정 간 긴밀한 소통과 유기적 협력을 강조하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최근 야당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두 후보는 한목소리로 김 후보자 방어에 나섰다. 정청래 의원은 "김민석을 지키는 것이 이재명을 지키는 것"이라 밝혔고, 박찬대 의원 역시 "김민석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이재명 정부의 첫 단추"라며 결속 의지를 표명했다. 두 후보가 김 후보자와 나란히 앉은 모습을 공개한 소셜미디어 이미지에서도, 집권 여당 지도부가 주요 인사를 중심으로 뭉치는 뚜렷한 흐름이 읽힌다.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고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개혁과 통합, 실용과 속도, 이 두 가지 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향후 당대표 선거가 집권 여당 전체의 미래 방향은 물론 이재명 정부의 색채까지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모아지고 있다. 국회는 새 당대표 선출 후 당정 협력 구도와 향후 개혁 움직임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