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아웃 행진과 불펜 강화”…도밍게스, 트레이드 직후 158㎞→토론토 첫 등판 성공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를 찾은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장면을 마주했다.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나자마자 도밍게스가 조용히 원정팀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적 당일, 곧바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낯선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며 마운드에 올랐다. 손에 들린 새 유니폼의 의미만큼, 도밍게스의 표정은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순간을 그대로 드러냈다.
세란토니 도밍게스의 트레이드는 메이저리그 현지에서도 화제였다.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마이너리거 후아론 와츠-브라운과 현금을 받고 도밍게스를 내주면서, 단 한 구장 안에서 두 유니폼을 순식간에 갈아입는 장면이 연출됐다. 토론토는 1차전에서 4-16으로 크게 패했지만, 부족했던 불펜을 보완하기 위해 도밍게스를 즉시 마운드에 올렸다.

2차전 7회말, 2-2의 팽팽한 상황에 등판한 도밍게스는 1이닝을 완벽하게 막으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피안타, 무실점, 단 한 번의 몸에 맞는 공만 허용했다. 최상위 구속은 시속 158㎞를 기록해 현장에 있던 팬들과 중계진을 놀라게 했다. 도밍게스의 등장 이후, 토론토 벤치는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지만 2-3으로 아쉽게 2차전마저 패했다.
전력 보강을 위해 도밍게스를 품은 토론토는 이번 시즌 그가 44경기 2승 3패 2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 중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산 성적은 299경기 21승 22패 40세이브 71홀드, 평균자책점 3.52다. 올 시즌이 끝나면 도밍게스는 FA 자격을 얻게 되며, 800만달러 연봉 중 잔여 240만달러를 토론토가 부담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마이너리그로 트레이드된 후아론 와츠-브라운 역시 더블헤더 도중 더그아웃을 옮기는 이색적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MLB닷컴은 토론토가 마무리 라이언 헬슬리 추가 영입까지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1차전 대패 후, 불펜 재정비의 필요성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다.
토론토의 더블헤더는 끝내 두 경기 모두 아쉬운 결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도밍게스를 향한 팬들의 환호와 현장 흥분은 이번 이적이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조용히 더그아웃을 옮겨 탄 선수의 발걸음, 그리고 신속하게 마운드에 선 강렬한 데뷔전은 야구가 주는 불확실함과 설렘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야구장에는 짙은 여운이 남았다. 누군가는 패배의 쓴맛을 삼켰고, 누군가는 새로운 유니폼에 손끝을 적셨다. 도밍게스가 안긴 1이닝의 에너지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 생생한 순간으로 남았다. 토론토의 다음 경기 일정과 함께, 도밍게스 영입의 진정한 효과는 계속해서 주목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