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사랑의 가족, 신해석·박숙희 부부 일상”…함께 견딘 세월이 쌓은 침묵의 울림→존재만으로 빛난 오늘
엔터

“사랑의 가족, 신해석·박숙희 부부 일상”…함께 견딘 세월이 쌓은 침묵의 울림→존재만으로 빛난 오늘

배진호 기자
입력

눈부신 햇살도 스쳐가는 골목 어귀마다, 신해석과 박숙희는 오래된 동행의 경건함으로 다시 하루를 시작했다. KBS1 ‘사랑의 가족’은 경기도 평택의 작은 집에서 53년차 부부 신해석, 박숙희가 삶을 품고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젊은 날 갑작스레 시력을 잃었던 박숙희는 한동안 세상을 등지고 싶었지만, 신해석은 조용히 곁에 남아 마음으로 아내를 보며 긴 시간을 지켰다. 두 사람이 함께 걸어온 길은 체념이 아닌 감사와 기적으로 채워졌다. 신해석이 “아내가 살아있어 줘서 고맙다”고 전한 순간, 흐릿한 일상에도 따스한 의미가 번져나왔다.

 

신해석은 아내 박숙희의 건강을 걱정해 운동을 권유하지만, 박숙희는 노래 속에서 진짜 생기를 찾는다. 박숙희가 집집마다 간식을 챙겨가며 벗들과 노래교실을 찾는 모습에는, 장애라는 단어조차 멀게 느껴질 만큼 소소한 행복이 가득했다. 신해석은 “아내가 남편보다 다른 사람을 더 챙기는 듯해 서운하다”고 미소를 보이면서도, 그런 아내의 웃음이 곧 인생의 선물임을 잊지 않는다. 이들 부부가 “무엇이든 함께한 시간이 소중하다”, “살아있음에 감사한다”고 말할 때, 사소한 동행의 시간이 무엇보다 빛나는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아내는 노래, 남편은 사랑”…사랑의 가족 신해석·박숙희 부부, 장애 넘어 삶을 함께하다→존재 그 자체의 의미 / KBS
“아내는 노래, 남편은 사랑”…사랑의 가족 신해석·박숙희 부부, 장애 넘어 삶을 함께하다→존재 그 자체의 의미 / KBS

방송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간다’ 코너를 통해 성남시 장애인의 이동권 실태에 시선을 돌렸다. 올해 도입된 장애인 버스 요금 지원제는 제도의 명분을 더하지만, 아직 현장에는 단차, 휠체어 진입 불가 승강장, 낮은 인식 등 실질적인 장애가 만연하다. 전체 745개 승강장 중 단 115곳만이 요건을 충족하며, 버스에 올라타기도 전에 넘어서야 할 벽이 존재한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진정한 이동권은 단순 행정적 시혜가 아닌, 실천과 현실 개선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회적 메시지가 곳곳에 흘렀다.

 

신해석과 박숙희 부부의 무심한 듯 촘촘한 시간들이, 그리고 성남 거리 곳곳에서 일상을 이어가는 이들의 걸음이 보는 이의 마음을 묵직하게 울린다. 사랑을 나누고 현실의 벽을 마주한 오늘, ‘사랑의 가족’은 존재 그 자체로 감사한 소중함을 아로새긴다. 이날 방송은 7월 11일 오전 9시 40분, KBS1에서 전파를 탄다.

배진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사랑의가족#신해석#박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