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밤이 살아난다”…진남관을 거닐며 만나는 야경과 거리극, AI전시
요즘 여수의 진남관 밤거리를 걷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한때는 조용했던 이 공간이 지금은 예술과 문화, 그리고 사람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여름밤의 명소가 되고 있다. 어둠이 내린 성벽길에선 은은한 조명이 과거와 현재를 엮고, 방문객의 발끝마다 여수의 오랜 기억이 서린다.
‘여수 국가유산 야행’이 오는 7월 25일과 26일, 진남관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 행사는 ‘7야’라는 키워드로 야경, 탐방, 체험, 거리극, 미술, 야시장, 미식 등 일곱 가지 프로그램이 축제의 밤을 다채롭게 채운다. SNS와 커뮤니티에는 벌써 스탬프 투어 인증샷이 올라오고, 지난해 체험객들은 “진남관을 지나 걷는 그 길이 마치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여수시가 밝힌 바에 따르면 해마다 야행 방문객이 꾸준히 늘었고, 올해도 다양한 세대의 시민과 여행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보고 듣고 경험하는 축제로 기억에 남는다”는 방문객 설문 결과는 이 현장의 진폭을 알린다.
행사 관계자는 “문화유산의 의미가 머물러 있지 않도록, 시민과 여행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거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야행의 본질을 ‘일상의 예술화’에 두고 있다. 역사적 장소에서 거리극, 미술, AI를 활용한 전시가 어우러지며, ‘현재의 감각’이 유산을 새롭게 해석하는 계기를 만들어 낸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저녁이면 여수 거리에서 만나는 음악과 조명이 일상에 작은 쉼표를 준다”, “아이와 함께 역사 속 체험을 할 수 있어 특별했다”는 목소리들이 번진다.
여름밤, 플리마켓과 바리스타의 음료 한잔, 움직이는 AI 사진전 앞에 선 이들은 각자만의 사연을 담아 오래된 공간을 누빈다.
지역의 이야기에 잠시 머무는 여정이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작은 선택들은 도시를 살아있는 기억으로 만든다. ‘여수 국가유산 야행’은 이제 지역 주민과 여행자의 감각을 이어주는, 빛으로 새겨진 도시의 리듬이 됐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