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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바람 좋은 고성”…여름날 송지호해수욕장부터 청간정까지 걷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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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바람 좋은 고성”…여름날 송지호해수욕장부터 청간정까지 걷는 행복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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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성에 발길을 옮기는 이들이 늘었다. 바다도 좋고, 계곡도 푸르다. 계절은 무덥고 짙은 여름이지만, 고성의 오늘은 답답한 도시와 달리 공기마저 투명하다. 맑은 하늘과 부드러운 바람이 이어지는 날, 고성의 가장 빛나는 명소들이 여름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든다.

 

강원도 고성군은 무더운 한여름에도 바닷바람 덕에 한결 시원하다. 24일 오후의 고성은 기온 30도지만 체감온도는 30.7도, 미세먼지 수치 ‘좋음’, 자외선도 ‘보통’이다. 습도가 60%를 넘는 날이지만 남동쪽에서 부는 바람이 더위를 한껏 씻어준다. 그만큼 산과 들, 바다와 계곡을 따라 걷는 사람이 눈에 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송지호해수욕장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송지호해수욕장

송지호해수욕장은 고성에서 가장 이름난 명소다. 부드럽고 고운 모래, 수평선 너머로 바위섬 죽도가 떠 있고, 길게 뻗은 백사장 뒤편으론 해송 숲이 펼쳐져 있다. 한적한 해변 도로를 지나면 바다와 송지호를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여러 얼굴의 풍경이 펼쳐진다. SNS에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한 인증샷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업로드된다.

 

좀 더 이색적인 풍경을 원하면 하늬라벤더팜이 인기다. 잘 다듬어진 보라빛 라벤더 너머로 바람이 부는 언덕, 그리고 초록빛 잎사귀들이 쏟아내는 상쾌한 공기는 당일치기 나들이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도 색다른 위로가 된다. 고성의 푸르고 향기로운 여름을 체험하는 데 이곳만큼 좋은 장소도 드물다.

 

계곡을 따라 시원함을 찾는 이들은 미시령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숲 냄새에 발길을 멈춘다. 아이들과 신발을 벗고 뛰노는 가족, 조용히 산책하는 어르신까지 다양한 얼굴의 여름휴가 풍경이 펼쳐진다. “숲도 깊고, 물도 차가워 잠시 현실을 잊고 쉬었다”는 여행자의 후기가 이어진다.

 

고성의 바다를 좀 더 깊고 차분하게 느끼고 싶을 때엔 화진포해양박물관이 열린다. 해양 생태와 바다 역사를 오롯이 담아낸 전시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바람을 피해 휴식하는 풍경도 정겹다. 실내에서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여름 가족나들이로 인기가 높다.

 

백섬해안전망대와 청간정에선 푸른 해안선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조용히 풍경을 즐기는 여행객들에게 각광받는다. 특히 청간정은 조선시대의 다정한 누정문화와 옛 선비의 삶까지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전문가들은 “고성과 같이 속이 트인 자연·바다 여행지는 일상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손쉽고 강력한 회복처”라고 말한다. 실제 SNS 커뮤니티에는 “복잡한 생각도, 더위도 모두 내려놓고 숨 쉬는 기분” “고성의 오늘 같은 날씨를 오래 기억하고 싶다”는 공감의 메시지가 이어진다.

 

작고 소박한 자연 속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삶은 조금씩 회복된다. 오늘의 고성은 단지 여름휴가지가 아니라, 여행이 우리에게 필요한 순간을 새삼 일깨워준다. 자연과 계절, 그리고 내 마음을 잠시 들여다보는 행복이 이곳에서 더 가까워졌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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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송지호해수욕장#청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