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내평 희생 1시간,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경찰·유가족, 6·25 호국영웅 추념
포화 속 찢긴 아침, 강원도 춘천 내평에서는 스물한 살 청년 노종해 경위를 비롯한 11명이 3천명에 달하는 북한군 앞에 서 있었다. 침묵처럼 이어진 분투의 1시간, 희생은 역사의 바람결을 바꿔 놓았다. 전쟁 75주년이 흐른 2025년 6월 24일, 강원경찰청이 주관한 제10회 내평전투 호국영웅 추념식은 결코 빛바래지 않는 충정의 가치를 새겼다.
내평전투는 한국전쟁 시작 직후 북한군 제2사단이 춘천 북산면 내평리로 급습하던 순간에, 내평지서장 노종해 경위를 위시한 11명의 경찰관과 지역 청년들이 지서 일대를 방패 삼아 막아낸 사투다. 그들은 길고 잔혹한 전투에서 1시간 이상 치열하게 저항했고, 진격을 늦추며 국군 제6사단이 소양강 방어선을 세울 수 있는 귀한 시간을 물려주었다. 노종해 경위를 비롯한 열한 명 모두는 이 장렬한 항전에서 숭고하게 목숨을 바쳤다.

추념식에는 엄성규 강원경찰청장, 정백규 강원서부보훈지청장, 이규진 강원도 경우회장, 그리고 고 설창길 경위를 비롯한 내평지서 전사 경찰관의 유가족들이 자리했다. 피와 땀으로 물든 내평의 이름 아래, 참석자들은 숭고한 희생정신과 남겨진 가족의 아픔을 함께 되새겼다. 오랜 날들이 흘렀지만, 당시 경찰관들이 피로 지켰던 방어선과 그 용기는 오늘도 기억과 다짐이 돼 새겨지고 있다.
강원경찰은 해마다 내평전투뿐 아니라 영월 녹전전투 추념식 등 전쟁 당시 순국한 경찰관과 유가족을 위한 추모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묵직한 울림을 남긴 내평전투 75주년 추념식은 앞으로도 호국영웅들의 숭고한 삶과 희생이 국민 가슴에 영원히 남도록, 역사와 공동체의 기억 속에 깊게 새겨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