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따라 걷는 가을 숲”…화담숲 정원제 단풍 축제, 올가을엔 여유롭게
단풍을 기다리는 가을, 화담숲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때 가깝고 평범했던 숲길이지만, 이제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계절의 비밀장소가 된다. 산책 하나도 성수기, 단풍 명소 특유의 인파에 지치기 쉬웠던 이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화담숲이 오는 10월 ‘가을 단풍 축제’를 연다. 경기도 광주에 자리한 화담숲은 자연 생태가 살아있는 수목원으로, 곳곳을 수놓는 단풍길은 매 가을 마다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았다. 무려 400여 종의 단풍나무가 제각기 빛깔을 내는 5만 평의 숲에서, 붉고 노란 잎들이 머무는 시간은 이곳만의 가을을 완성한다.

올해 축제는 10월 24일부터 11월 16일까지. 관람객이 몰릴 것에 대비한 정원제가 눈에 띄는데, 시간당 1,000명, 하루 1만 명만 입장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이 필수가 되면서, 수많은 단풍 명소 중에서도 여유롭게 자연을 마주할 수 있겠다. 또한, 화담숲의 명물인 ‘모노레일’도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돼, 긴 줄이나 갑작스런 대기 없이 숲을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숲은 단지 풍경만 주지 않는다. 화담숲은 올해 ‘도시 숲 예술 치유 프로그램’까지 마련했다. ‘화담첩’, ‘알뿌리 시나리오’ 같은 이름에서부터 자연을 품은 여유가 전해진다. 내 마음 깊은 곳까지 가을을 채워줄 산책이 무료로 열린다는 건 예약을 서두르게 하는 이유가 된다. 회당 20명 내외라 예약 성공 자체가 작은 행운처럼 여겨진다.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던 사람들도, 이젠 조금 다르다. “올해는 좀 더 느긋하게 풍경을 보고 싶었다”며, 지난 해 소란스러움에 흩어진 단풍길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SNS에는 “사전 예약제 덕분에 편안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후기들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원제 운영이 ‘자연에서의 쉼’을 더 깊게 만든다고 말한다. 단풍길의 참맛은 조용한 관조에 있고, 잠시 숨 고르며 내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야말로 진짜 힐링이라고 덧붙인다.
숲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화담숲의 단풍 축제는 그저 ‘계절 속 일상’이 아니라, 지친 일상에 스며드는 작은 쉼표다. 본격적인 가을의 길목, 단풍잎처럼 잔잔하게 내려앉는 시간이 더욱 간절해진다. 그렇게 삶은 사소한 변화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