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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투쟁 한목소리 내달라"…장동혁, 중진 회동서 황교안 발언 논란 해명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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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 공방이 거센 가운데 여당의 대여 투쟁 전략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마주 앉아 대여 투쟁에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과 행보에 대한 해명도 내놨다. 저조한 지지율과 중도 외연 확장 전략을 두고 중진들이 쓴소리를 건네면서도 전면적인 결집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는 6선 주호영 의원, 5선 권영세 의원, 5선 나경원 의원, 5선 조배숙 의원 등 10여 명의 중진이 참석했다. 회동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과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을 앞두고, 야당의 공세를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는 먼저 향후 정국을 짚으며 대여 투쟁에 대한 중진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여당이 12월 3일 비상계엄을 내세워 야권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과 맞물려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중진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장 대표는 최근 자신의 "우리가 황교안이다" 발언이 도마에 오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각각 청구된 구속영장을 언급하며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해 청구된 영장이 곧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해 청구된 영장이다. 혐의도 내란 선동과 내란 주요 임무 종사로 '내란' 프레임이 씌워져 있고, 똑같은 내란특검이 청구한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이 내란 관련 수사를 통해 보수 진영 전체를 압박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발언이 나왔다는 취지다.

 

중진 의원들은 장 대표 요청에 대체로 호응하면서도 현 정국을 보는 각자의 구상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중진들은 대장동 개발 의혹 등을 중심으로 한 공세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고, 장 대표에게도 이 문제를 축으로 강도 높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 달라고 주문했다. 한 중진 의원은 저조한 당 지지율을 언급하며 "대장동 이슈로 열심히 투쟁하는데 보수의 지지도 오롯이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 민심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의 최근 광주 방문을 둘러싼 당내 논쟁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장 대표에게 "잘 다녀왔다. 중도층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격려의 뜻을 전했다. 장 대표는 이에 "호남에서 정치하는 분들한테는 그런 비판이 일상 아니냐"고 말하면서, "여기서 참배 못 하고 가면 호남에서 고생하는 동지들이 더는 정치 못 한다고 생각하고 참배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 민심을 향한 행보가 당내 일부 강경 지지층의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장 대표는 지역 정치인들의 현실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한 셈이다.

 

중도 외연 확장 전략을 둘러싼 이색 제안도 나왔다. 또 다른 참석자는 "외부 인사 중 중도 성향 인사를 모셔서 1일 대표, 1일 최고위원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시키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당 밖 중도 인사를 상징적으로 전면에 세워 중도층과의 접점을 넓히자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도 중도 확장 전략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그는 "반 이재명 전선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다 모여야 하지 않나. 우리가 중도도 안을 수 있는 방향성도 갖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견제하는 연합 구도를 중심에 두되, 중도층과 외부 인사를 폭넓게 포용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오찬 직후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오늘 '쓴소리'로 해석될 만한 부분은 없었다"며, 일부에서 제기된 갈등론을 일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중도 외연 확장과 관련해서도 당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움직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중진들이 장 대표의 기조 자체에는 대체로 공감했고, 구체적 실행 전략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제안돼 온 당명 변경론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의원들이 개인적 아이디어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라며 당 차원의 검토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명보다 중요한 건 국민의힘이 진정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판 교체보다 정책과 메시지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드러낸 셈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4선 이상 중진과의 소통에 이어 세대별·지역별 간담회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장 대표는 20일 3선 의원들과도 오찬 회동을 할 계획이다. 여권의 내란 정당 공세와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이 맞물리면서 정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 논의가 향후 대여 투쟁 방향과 중도층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국회는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의 격렬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며, 각 당은 향후 회기에서도 내년 정국 구도를 겨냥한 메시지 경쟁을 계속 벌일 것으로 보인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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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국민의힘#추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