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14세 소녀 임신시킨 유튜버”…아동 착취 논란 확산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에서 한국인 유튜버 정모씨(55)가 자신이 운영하던 공부방에 다니던 14세 소녀를 임신·출산하게 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정씨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아동 착취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9일 JTBC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는 이번 사건을 조명했다. 정씨는 필리핀에서 교육, 치료비 지원 등으로 현지 빈민층 청소년을 지원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며 후원금을 모아왔다.

사건은 최근 정씨가 직접 “엄마가 너무 어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임신 사실을 언급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피해자인 A양(14)은 임신 초기에 사실을 몰랐지만, 배가 불러남에 따라 가족이 뒤늦게 임신 사실을 인지했다. A양은 인터뷰에서 “아기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고민이었다. 배가 점점 불러 무서웠다”고 전했다. A양의 어머니는 “아이의 상황을 나중에야 알았다. 미성년자가 아이를 낳게 돼 당연히 화났다”며 어렵게 심경을 밝혔다.
정씨에게 후원을 했던 이들조차 “정말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생각해 신뢰했었다. 공부방 단체 채팅방에 정씨와 피해자가 밀착한 사진이 올라왔을 때 놀라웠다”고 털어놨다. 또 “화장실에서 단둘이 샤워했다는 등의 목격담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조사에서 정씨는 “소녀가 먼저 유혹했다.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필리핀 당국은 “이 사건은 명백한 미성년자에 대한 착취와 학대”라며 아동학대·착취 및 인신매매방지법 위반 혐의로 정씨를 구속했다.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아동 대상 범죄를 지속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후원과 관련한 관리 부실, 미성년자 보호 제도의 미비점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단체는 관련 제도 개선과 보다 엄격한 감시체계 구축을 촉구하고 있다.
정씨에 대한 구속 수사와 함께, 해외에서 한인 유튜버의 아동 접촉 및 후원 방식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현지 당국은 책임 소재와 범죄 동기 규명을 위한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