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력 기준 통일”…산업부, 로봇청소기 KS 표준 대대적 개정
로봇청소기 시장이 중국산 제품의 성능 과장 논란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 최근 흡입력 표기 단위를 킬로파스칼(㎪)이 아닌 와트(W)로 통일하는 KS 산업표준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국내 업체들은 와트 단위로 성능을 명확하게 밝혀왔으나, 일부 중국산 제품들은 2만㎪ 이상의 수치로 성능을 부풀려 표기해왔다. 진공도의 세기인 ㎪는 실제 흡입 공기량과 무관해 소비자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오는 27일을 기점으로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건식 로봇청소기의 성능 표기를 와트로 명확히 하도록 KS 표준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예고했다. 건식·습식 겸용 청소기도 건식 기준에서는 반드시 와트 단위를 따라야 하고, 실제 모터 전력소비 및 시험 환경에서의 공인 흡입 성능만 인정된다.

업계는 중국 업체들의 과장 표기가 사실상 근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험 결과 일부 중국산 제품은 표기된 2만㎪ 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흡입력이 2W에도 미달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그간 국내 생산사들은 와트 기반 표기를 고수했으나, 수입 브랜드의 다소 느슨한 기준이 시장 내 신뢰 하락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산업 현장에선 “단순 진공 수치보다 에너지 효율 및 흡입량 등 실사용 기준이 제품 평가의 핵심”(업계 관계자)이라며 KS 개정안에 긍정적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 역시 KS 개정 취지를 두고 “실질적 제품 성능에 근거한 소비자 보호”를 전면에 세웠다. 각 지방자치단체별 소비자 센터 및 표준 기관도 빠른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임성수 교수는 “와트 단위 표기 통일은 소비자 혼란 해소와 함께, 해외 경쟁사와 동등한 경쟁 여건 조성의 의미”라며 “현실적이고 체감도 높은 기준 마련이 시장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산업 생태계와 수입품 간 신뢰의 ‘룰’이 재정비되는 이번 조치가 로봇청소기 시장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정책과 현장 실행의 온도 차를 어떻게 줄일지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