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채팅도 종료”…카카오TV, 개인방송 접고 숏폼에 집중
카카오TV가 다음 달 말 실시간 채팅 기능을 종료하며 개인방송 서비스에서 사실상 완전히 손을 뗀다. 이번 결정으로 2007년 ‘라이브팟’부터 이어져온 17년간의 국내 인터넷 개인방송 역사의 한 축이 막을 내리는 셈이다. 개인방송 시장을 주도하던 카카오TV는 2010년대 초중반 아프리카TV(현 SOOP)와 양대 산맥으로 불렸으나, 유튜브·네이버 치지직 등 글로벌·국내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며 점차 중심 무대에서 멀어진 바 있다. 업계는 카카오TV의 기능 중단을 국내 인터넷 방송 경쟁 질서 재편의 신호로 해석한다.
카카오TV는 이용자 공지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 제공과 효율적 운영을 위해 7월 27일부로 라이브 채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서 후원 기능도 폐지된 바 있어, 1인 방송 생태계의 핵심인 스트리머 수익 창출과 실시간 쌍방향 소통 기능이 모두 사라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용자 및 방송인 수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인터넷 방송 시장은 유튜브, SOOP, 네이버 치지직 등 3강 체제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2010년대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 협업 등으로 전성기를 누린 카카오TV(당시 다음 tv팟)는 시청자-출연자 실시간 소통이라는 독특한 포맷으로 주목받았다. 마리텔 방송 도중의 접속자 폭주, 인기 스트리머들의 탄생 등은 인터넷방송 대중화의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후원 서비스 종료(2021년 7월) 등 주요 정책 변화가 스트리머들의 타 플랫폼 이탈을 유발했고, 동시 시청자 감소와 신규 창작자 유입 단절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라이브·채팅 기능을 개편했으나, 근본 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웠다.
이런 변화는 기술이나 서비스 포맷 측면에서도 상징적이다. 유튜브·치지직 등은 대형 MCN, 글로벌 인프라, 다양한 수익 모델을 앞세워 1인 방송 시장 자체를 대형화·차별화해왔다. 반면 카카오TV는 후원·채팅 등 플랫폼 간 핵심 경쟁력을 잃고, 방송사는 물론 스트리머와 시청자 수요에서 점차 멀어졌다. 국내외 주요 서비스처럼 실시간 소통과 스트리머 지원, 고해상도 서비스, 다채널 동시 송출 등 기술적 진화도 상대적으로 느렸다.
플랫폼 사업 환경 변화와 디지털 미디어 소비 패턴 급변은 인터넷방송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숏폼(1~3분 미만 짧은 영상) 영역에 집중한다. 포털 다음은 지난해부터 ‘숏폼’ 전용 탭 신설, 올해 ‘루프(Loop)’ 브랜드 론칭 등으로 숏폼 서비스를 강화했다. 생활정보부터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시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편리하게 소비할 수 있는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방향 생중계에서 빠르고 압축된 영상 새로운 미디어 트렌드로 국내외 플랫폼 경쟁이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향후 카카오의 숏폼 전략이 실적·이용자 증가로 이어질지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산업계는 이번 개인방송 서비스 종료 이후 숏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국내 동영상 미디어 시장 지형변화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