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해운주 29%대 급락”…이스라엘-이란 휴전, 전력·항공주엔 숨통
2025년 6월 24일, 서울 증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 휴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으며 극명한 풍경의 변모를 드러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는 정유·해운·방산 관련주에 매섭게 몰아치며, 한때 벼랑 끝에서 등불 같던 상승세를 한순간에 지웠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날 정유업종 중 ‘중앙에너비스’ 주가는 29.69%의 낙폭을 기록하며 종가 1만7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루 전 중동 리스크 심화 속 24% 급등했던 흐름이 삽시간에 반전된 것이다. ‘한국ANKOR유전’ 역시 28.53% 떨어졌고, ‘흥구석유’ 역시 28.30%의 하락세로 휘청였다. 대형 정유사 ‘S-Oil’도 6.39% 하락하며, 정유업계에 출구 없는 매도세가 몰렸다.

해운의 항로도 다시 잔잔해졌다. ‘흥아해운’은 20.04% 급락했고, ‘대한해운’과 ‘HMM’도 각각 4.39%, 3.18% 하락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던 경계심과 그에 따른 해상운임 프리미엄은 휴전 소식과 동시에 힘을 잃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방위산업 역시 횡설수설하던 시장의 기대가 역풍으로 돌아왔다. ‘LIG넥스원’이 12.06%, ‘빅텍’ 8.91%, ‘풍산’ 7.94%, ‘현대로템’ 6.54% 밀려났고, ‘한화시스템’과 ‘한국항공우주’ 역시 각각 4%대 떨어졌다. 평온해진 중동풍은 방산주의 시장 존재감을 무디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새로운 질서가 피어났다. 전력주와 항공주는 그간 누적된 긴장에 눌려 있음에도 드디어 날개를 펼쳤다. ‘한국전력’은 20.71% 반등했고, ‘LS ELECTRIC’ 15.61%, ‘지역난방공사’ 14.11% 상승했다. 항공주에서는 ‘대한항공’이 9.07%, ‘티웨이항공’이 5.46% 올랐다. 지정학적 위기가 유가 안정 기대감으로 전환되면서, 이들 업종은 다시 빛을 받았다.
시장에 변동성의 풍랑이 거세게 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면 휴전 합의를 알린 직후부터 중동 긴장은 한 결 풀렸다. 이란의 제한적 군사 대응 및 사전 통보도 위기 해소에 힘을 보탰다. 에너지, 원자재는 물론 금융시장 전반이 복합적으로 반응했으며, 업종별 명암은 분명하게 갈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동 불확실성 해소 이후 당분간 정유·해운·방산 업종 내 이슈 소강에 따른 조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비해, 전력·항공 등은 유가 안정에 기댄 재관심이 예견된다.
이스라엘-이란 휴전 이행, 국제유가 방향성, 그리고 글로벌 지정학 흐름은 앞으로도 국내 관련 업종의 실적과 투자자 심리에 깊은 영향을 남길 전망이다. 불확실성의 막이 걷힌 오늘, 시장은 다시금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냉철한 시선으로 미래의 다양한 변수와 다음 움직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