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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뇌물 의혹 정조준"…민중기 특검, 윤석열 전 대통령 대면조사 재추진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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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매관매직과 금품 수수 의혹이 쏟아지는 가운데,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재추진하며 수사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여권과 윤 전 대통령 측은 '망신 주기 수사'라며 반발하는 반면, 수사팀은 "방어권 보장"을 들어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정국이 다시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팀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조사실에 앉히기 위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뿐 아니라,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1억4천만원 상당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수수한 의혹(뇌물 혐의)에서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특정해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도 대면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뇌물죄 성립 여부와 관련해서도 "공직자가 아닌 김 여사에게 혐의를 적용하려면 공직자인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사실 입증이 관건"이라며, 직접 조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 불응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특검 소환 요구에 잇따라 불응했고, 8월에는 구치소 접견에서 특검팀의 조사 시도에 신체 저항까지 벌인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진술 거부권 행사로 조사를 강행하는 것은 망신주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팀은 체포영장 재청구 또는 진술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가 집중되는 또 다른 축은 김건희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비롯해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등 기존 의혹에 더해, 매관매직 사건은 남은 수사 가운데서도 죄질이 무겁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그림 청탁 외에도, 최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를 전달하고 맏사위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임명을 요청한 정황,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금거북이 등 금품을 전달해 인사청탁을 했다는 주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검팀은 이봉관 회장과 박성근 변호사,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고, 이배용 전 위원장 소환도 예정돼 있다. 이들의 진술 확보가 이뤄지는 대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재소환과 추가 추궁이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대가성 금품 수수 사실이 밝혀질 경우, 특검팀은 뇌물죄 적용까지 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해군 선상파티, 종묘 차담회, 대통령 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등 권한 남용 의혹들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다. 이에 따라 수사 기한 연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 기한이 이달 29일까지여서, 내달 말까지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수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정치권 안팎의 온도차도 확연하다. 여권은 "정치적 프레임을 씌운 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야권은 관련 의혹 철저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국회는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거센 정국 충돌 양상을 이어갔다. 특검팀이 대면조사 재추진에 나선 가운데, 정치권과 국민 여론의 향배가 앞으로의 수사와 정국 파장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수사 기한 내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필요시 관련자 추가 기소 및 수사 범위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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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특별검사팀#윤석열#김건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