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허용에 고개 숙인 벨라스케즈”…롯데, SSG전 내리막→에이스 고민 증폭
인천의 밤, SSG랜더스필드를 가른 홈런 세 방이 거침없는 여운을 남겼다. 메이저리거 출신 벨라스케즈에게 쏟아진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 순간, 롯데 자이언츠 벤치는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가을야구 문턱에서 맞이한 4⅓이닝 6실점의 조기강판은 롯데 마운드의 불안을 다시금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롯데는 5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 빈스 벨라스케즈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초반부터 상대 타선에 밀렸다. 2회 SSG 류효승이 터트린 2점 홈런으로 경기는 점점 불리하게 흘렀으며, 4회 고명준 역시 투런포를 날렸다. 5회에는 최정이 초구 직구를 밀어쳐 벨라스케즈를 또 한 번 흔들었다.

결국 벨라스케즈는 4⅓이닝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8.87까지 치솟았다. 롯데는 전임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내보내며 에이스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벨라스케즈가 허용한 3홈런은 팀 전체의 운명까지 위태롭게 만들었다.
KBO리그 적응 과정에서 드러난 제구 불안과 직구 위주의 단조로운 구종 변화는 상대 타선을 견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7월까지 3위 싸움을 이끌었던 롯데의 상승 기세에도 제동이 걸리며, 팀 전체에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관중석 역시 침묵과 환호가 교차하는 묘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롯데 팬들은 조용한 한숨과 함께 아쉬움을 삼켰고, SSG 팬들은 시원한 홈런포마다 박수를 보냈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롯데는 남은 시즌 마운드 운용과 선발진 재정비라는 중대한 해법을 고민하게 됐다. 하루를 견디는 선수들의 묵직한 표정,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팬들의 숨결이 경기장에 남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주말 시리즈를 통해 다시 한 번 순위 경쟁의 분수령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