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서봉 정상에서 맞이한 안개의 노래”…이수련·박석신, 고요한 감동 속 여름 너머 위안→산행의 의미 재발견
새벽의 고요신 안개로 시작된 덕유산 산길. 푸른 여름이 숨 쉬는 국립공원 품 안에서 배우 이수련과 한국화가 박석신은 한 걸음씩 오르내림을 이어 나갔다. ‘영상앨범 산’의 1박 2일 여정 속 두 사람은 계절의 숨결과 삶의 이야기를 등짐 삼아 첩첩이 이어지는 능선을 걸었다.
무룡산 계단과 울창한 숲, 철쭉이 흐드러진 길목을 지난 발끝에는, 어제의 비에 젖은 나비가 조용히 날개를 털고 있었다. 산새 소리가 발걸음을 따라붙으며, 고단한 일상 중에도 자연이 건네는 위안은 쉼 없는 풍경으로 마음에 스몄다.

숨고르기로 닿은 삿갓재 대피소는 굳게 닫힌 문으로 또 다른 갈림길을 열었고, 황점에 내린 저녁에는 하루의 감정이 소리 없이 녹아들었다. 덕유산의 품은 오롯이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자연 스스로에게도 안식을 전했다.
다음날 이어진 산행은 한결 차분한 빛과 더불어, 밑둥에서 피어난 다양한 꽃과 빗속을 견딘 나비가 여유를 되찾는 순간들을 선사했다. 가팔라지는 삿갓봉 오름길, 숨이 차오르는 고비 속에도 새 아침의 맑은 바람과 활짝 열린 하늘은 발걸음마다 새로운 희망을 심었다.
2개 도, 4개 군에 걸친 덕유산국립공원의 아득한 능선을 종주하며 이수련과 박석신은 여유와 인내, 그리고 산 너머 펼쳐지는 풍경의 너그러움을 천천히 배워갔다. 북덕유 능선은 어머니 품처럼 포근했고, 반면 이날 지나온 남덕유 능선은 거센 오르내림이 이어져 지난밤의 사색을 깊게 했다.
가장 힘겨운 오름의 끝에서 펼쳐진 덕유산 서봉 정상은, 남덕유산과 향적봉의 시원한 파노라마로 감탄을 자아냈다. 계절이 바뀔수록 새로운 풍광을 품는 산길, 그러나 푸른 여름의 농도 속에서 받은 치유와 깨달음은 더욱 각별했다. 두 사람은 산이라는 자연의 너그러운 품 안에서 삶의 오르내림, 그리고 걸음마다 남아 있는 계절의 위안을 곱씹었다.
함께한 하루가 남긴 것은 걸음의 기억, 그리고 자연이 전한 조용한 위로였다. ‘영상앨범 산’은 푸른 여름이 마중 나오는 덕유산 국립공원의 품에서 이수련, 박석신이 느낀 삶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주말 아침 시청자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이번 여정은 6월 29일 일요일 오전 6시 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