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유럽 시장 판매 4.4% 감소”…상반기 신모델 부진→점유율 하락
현대차와 기아가 2025년 상반기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실적 저하를 기록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양사는 1월부터 6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53만9,212대를 판매하며 성장세에 일시적 제동이 걸렸다고 분석됐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시장도 0.9% 감소해,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이 7.9%로 0.3%포인트 하락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세 수치를 살펴보면, 현대차는 26만7,348대를 팔아 전년 대비 5.2%가 줄었고, 기아는 27만1,864대로 3.7% 감소했다. 각 사의 주요 모델 매출 역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에서는 투싼이 6만688대로 1위를 기록했으며, 코나와 i10가 뒤를 이었다. 기아에서는 스포티지가 7만6,255대로 선두를 차지했고, 씨드, EV3가 그 뒤를 이었다. 친환경차의 비중이 다소 늘었지만, 전체 판매량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됐다. 현대차의 투싼, 코나, 인스터가 친환경차 영역에서 성과를 냈으며, 기아도 EV3, 니로, EV6 등 신규 친환경 라인업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보였다.

구조적 요인으로는 유럽 자동차 시장 자체의 침체와 브랜드 간 경쟁 심화가 꼽힌다. ACEA는 유럽 각국의 경기 둔화와 함께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이중고가 자동차 시장 성장을 제한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6월 단월 기준 판매량도 현대차그룹이 9만3,451대로 8.7% 감소해, 하반기 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모델 확대 전략과 함께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이 점유율 반등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