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업무보고에서 스스로 모욕감 느꼈다”…이한주, 인수위 검찰 대응 강도 높게 비판
검찰과 국정기획위원회 간의 충돌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17일 인수위원장 시절을 떠올리며 “검찰의 업무보고를 받던 중 나 자신이 모욕받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7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특강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다. 수사·기소 분리 등 핵심 공약이 누락된 검찰 보고 태도를 정면 비판한 것으로, 지난 6월 업무보고 중단 사태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이 원장은 “우리 공약 첫 번째가 검찰 기소·수사 분리인데, 보고 내용에 이 부분이 완전히 빠져 있었다”며 “황당했다”는 감정을 전했다. 이어 “얘기를 더 해봤자 한편으론 그분들을 모욕하게 되고, 또 나 자신이 모욕받는다는 생각에 보고를 중단, 안 받겠다고 했다”고 구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업무보고를 못 한 대검, 검찰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업무보고 중단 이후 검찰은 추가 자료를 다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원장은 “이후 검찰이 재차 보고했지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 다만 여론의 추이를 보아가며’라는 내용에 그쳤다”며 “실질적으로 안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한주 원장은 검찰측 주요 간부의 불참과 보고 태도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업무보고 과정에서 실망스러웠던 부처는 검찰뿐만 아니라 국방부,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도 마찬가지였다”고 언급하며, “내란 관련 소용돌이가 있었던 곳들인데, 한때 분위기에 휩쓸렸던 것 같으나 지금은 정상화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당시 업무보고 중단 결정이 상당한 파장을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기획위는 지난 6월에 검찰의 첫 국정업무보고를 단 30분 만에 중단했다. 그 이유에 대해 “형식과 내용 모두 부실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추가 보고가 이뤄졌으나, 핵심 쟁점에 대한 근본적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업무보고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사·기소 분리 등 정부 국정과제 방향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쟁점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정치권은 검찰의 업무보고 파행을 두고 여야 간 책임 공방과 제도 개혁 논쟁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국정기획위원회와 검찰 간 협력 전망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국회는 국정과제 이행과 법·제도 개선 논의를 다음 회기에서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