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김건희 연루 정황 집중”…이명현 특검, 우선 수사 착수
순직 해병대원 사망 사건을 둘러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명현 특별검사가 이끄는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 연루 정황을 최우선 수사 대상으로 정하면서, 두 특검팀 간 교통정리 역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여야는 이번 인물 조사에 '윤심' 개입 여부까지 걸려 있는 만큼 격돌 양상이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은 7월 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채수근 상병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인 민중기 특별검사와 통화했고, 우리가 먼저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건희 특검은 수사 대상이 16개에 달할 정도로 바쁘다”며 “우리는 겹치는 부분이 한 항목뿐이라 먼저 수사하고 공조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중기 특검도 출근길에 “법적으로 수사 대상이 중복된 부분이 있어 협의·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권은 순직해병 특검이 확보하고, 필요시 두 기관이 협력하는 수순으로 조율됐다.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은 지난해 7월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이후 확산됐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지목했지만, 국방부가 이를 번복하며 임 전 사단장은 피의자에서 제외됐다. 이후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VIP에게 말해보겠다”며 구명 시도를 시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 배우자 이름까지 수사선상에 올려놓게 됐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사안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종호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도 주목받는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김 여사가 임 전 사단장 구명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김건희 특검이 다양한 사건을 동시에 검토하는 상황에서 애초 중복 수사 우려도 불거졌다. 그러나 이번 협의로 우선 수사 방향이 정리된 셈이다.
특검팀은 7월 2일 임성근 전 사단장을 첫 번째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사무실에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외에도 김건희 여사 연루 구명로비 정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향후 조사 결과, 김 여사와의 직접적 연관성이 드러날 경우 수사 확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적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두 특검의 공조는 채수근 상병 순직 책임 규명이라는 사안의 본질을 넘어, 대통령 배우자 개입 의혹까지 맞물린 정치적 중대 사안이 됐다. 만약 특검 수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여론은 물론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전략에까지 영항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국회는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정치권은 특검 수사와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두 특검의 수사 진행에 따라 향후 정국의 주도권이 재편될 여지가 있어 추가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