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하인드’ 복싱장, 쓰러진 아들과 아버지의 분노”…미궁 속 진실→끝내 밝혀질까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안개처럼 경기장을 휘감았다. JTBC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는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서 일어난 중학생 선수의 쓰러짐, 그리고 아버지의 극단적 선택을 둘러싼 비극 앞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급박하게 무너진 일상, 눈앞에서 소리 없이 고장 난 시스템, 책임의 그림자 등이 시청자 마음을 평온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사고는 어느 날, 제주도의 복싱 경기장 한복판에서 일어났다. 2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중학생 선수가 힘없이 링 위에 쓰러졌고, 곧 현장은 숨막히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아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진실은 그곳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8킬로미터 남짓한 거리를 사설 구급차가 30분 넘게 달린 까닭, 현장에서 빈자리를 내어준 코치의 행적, 애타게 응급실을 찾아야 했던 가족의 심정, 모든 것이 이 절망의 퍼즐을 한데 엮는다.

아버지는 아들의 곁을 잠시라도 놓치지 않으려 경기장에 뛰어들었고, 끝내 스스로를 향해 극단의 분노를 터뜨렸다. 관중석을 메운 침묵과 탄식, 울분의 파동은 그대로 사회 전체에 반향을 일으켰다. 복싱장의 작은 흔들림조차 멈출 수 없는 인간의 상실과 분노, 책임의 무게가 방송 내내 진하게 스며든다.
프로그램은 단순 재구성이 아닌 진실의 결을 하나씩 되짚는다. 쓰러진 선수의 이송 과정부터 코치의 공백, 그리고 가족이 밝히는 미스터리한 의혹까지 수많은 질문을 조목조목 파고든다. 스포츠 현장의 안전망은 왜 약해졌고, 날카로운 위기감 속에서도 누군가는 왜 침묵했는지, 방송 속 인터뷰는 한동안 머릿속에 남을 긴 여운을 남긴다.
제주에서 매년 열리는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는 지역 체육의 명맥이자 꿈나무 선수들의 무대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경계 밖에 있던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가족의 목소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경기와 안전, 책임과 연민이 맞물린 이번 방송은 단 한 순간도 시청자의 시선을 놓아주지 않는다.
오늘 저녁 8시 50분, JTBC ‘아무도 몰랐던, 비하인드’에서 드러날 진실의 실마리는 체육계와 사회가 함께 지켜봐야 할 숙제이자, 상처의 시간을 관통하는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