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논란 속 개장한 가은아자개장터”…더본코리아, 진심과 의지→지자체 손길 멀어진 이유
환하게 문을 연 가은아자개장터에는 요리연구가 겸 방송인 백종원의 이름이 묵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더본코리아의 지원 아래, 문경시는 1994년 폐광의 상처를 안은 가은읍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외식 창업 테마파크라는 도전을 시작했다. 지역 특산물의 숨결이 어린 식당 10곳은 더본코리아의 컨설팅과 보호 아래 특화 메뉴를 빚어냈다.
개장식 현장에는 백종원이 직접 참석해 외식업 창업자들에게 묵묵한 응원을 전했다.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 최정훈 충북도의회 의원 역시 의미를 더했다. 오랜 침체를 딛고 삶의 기운을 되찾으려는 지방 소도시에 백종원과 더본코리아의 노력이 스며든 순간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며, 전국 각지의 축제와 지자체들은 협업을 멈추거나 자체 행사로 노선을 변경했다. 한때 백종원의 이름 뒤에 줄지어 섰던 축제들은 올해 들어 맥주·명주 페스타의 전면 취소, 삼국축제의 대폭 축소 등으로 가닥을 잡았다.
예산군 역시 더본코리아와의 공식 협약은 중단한 채, 자문 형식의 느슨한 협력만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홍성 글로벌 바비큐 축제 역시 구조를 전환해, 백종원이 고안한 바비큐 시설 대신 솥뚜껑과 항아리를 내세워 지역성 강화에 나섰다. 금산세계인삼축제마저 올해부터는 백종원의 이름 없이 독자 여정을 택했다.
이러한 변화의 한편에는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각종 법적 논란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식품표시광고법, 식품위생법, 원산지표시법, 축산물위생관리법, 농지법, 관세법까지 모두 엮인 수사는 19건에 달한다. 예산군은 자체적으로도 더본코리아를 고발하며 수사에 착수했고, 서울 강남경찰서는 백종원 소환 조사를 수차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와 어려움이 엇갈리는 와중에도 더본코리아는 “백종원의 진심이 담긴 창업 지원”임을 거듭 강조했다. 문경시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적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식업계의 상징 같은 이름과 더본코리아의 사업이 흔들림 속에서 다시금 희망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은아자개장터 외식 창업 테마파크는 지역 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개장 이후 긴 여정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