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어머니들의 각고에 의해 완성”…이재명 대통령, 민가협 40주년에 감사 인사

시민사회의 민주화 투쟁사를 대표하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와 이재명 대통령이 오랫동안 이어진 헌신과 아픔을 공유했다.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민가협 창립 40주년 기념 오찬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은 어머니들의 오랜 세월 각고의 노력과 고통스러운 삶의 역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가족이 부당한 권력에 희생당하고, 그 때문에 일생을 바쳐 길거리에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고통스러운 투쟁 현장에 어머니들이 가장 먼저 달려와 주셨고, 몸을 아끼지 않고 싸워주신 덕분에 대한민국이 전 세계가 바라보는 민주적인 나라로 성장했다”며 “민가협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산증인”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90도 인사를 전하며 “우리 국민을 대표해 고맙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또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지만, 어머니들이 더는 현장에서 고통받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저 역시 여러분에게 언제나 빚진 감정이고, 마음속으로 죄송하다. 비록 행복할 순 없겠지만, 자부심을 갖고 일상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수의 잘못된 집단, 별것 아닌 욕망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며 “민주주의란 추상적인 개념 같지만, 가장 피부로 와닿는 현실적이고 체험적인 주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성원 모두 자유로운 환경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국가 발전의 토대”라며 “더 좋은 민주적 환경, 인권침해가 없는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민가협 조순덕 상임의장은 “어려운 시절에도 대통령께서 꾸준히 우리를 도와주셨다. 국정을 운영하시면서 건강 잘 챙기시라”며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민가협이 어느덧 40주년을 맞는데, 남은 분들이 많이 아프고 기록도 별로 없어 어려움이 많다. 대통령께서도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조 상임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의 인연을 언급하며 “그때 사무실에 식사도 하러 갔었다. 당시 대통령님은 청년 미남이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민가협은 1985년 결성 이래, 민청학련 사건 등 각종 시국사건 가족들을 중심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현장에 목소리를 내왔다. 민주화 이후에도 양심수 문제, 국가보안법, 노동현안 등 사회 각계의 인권 신장에 앞장서왔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한국 민주주의의 큰 자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표면 아래 쌓인 희생과 투쟁의 기억이 여야를 넘어 사회 통합의 밑거름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정치권은 이날 오찬을 계기로 민주주의 가치와 시민사회 역할에 대한 공론화와 법·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