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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한옥에서 여름을 걷다”…은평구 전통 자연 나들이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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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한옥에서 여름을 걷다”…은평구 전통 자연 나들이 인기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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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더위 속에서도 도심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무더위가 나들이를 망설이게 했지만, 이제 은평구처럼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도시의 명소들이 시민의 여름 일상을 바꿔 놓고 있다.

 

서울 은평구는 오늘(24일) 오전 기온 31.3도, 체감온도 31.5도로 한낮 더위가 이어지지만 습도와 바람, 맑은 대기 덕분에 도심 속 한옥 산책이 어색하지 않은 하루다. SNS에선 “진관사와 한옥마을을 잇는 산책로에서 자연 바람을 맞았다”, “계곡 물소리가 여름 스트레스를 녹인다”는 인증이 늘고 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은평한옥마을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은평한옥마을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은평구청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방학기간 진관사계곡, 은평한옥마을 등을 찾는 가족·20~30대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바람이 적당히 불고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인 날의 방문객 체류시간도 평균 1시간 이상 길어졌다. 특히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더위를 피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는 시민들에게 실내 명소로 주목받는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도심 내 리틀 로컬 여행’이라 부른다. 문화연구자 박진아 씨는 “진관사처럼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은 일상에 환기와 평온을 주는 동시에, 지역만의 역사적 감성을 경험하는 장치가 된다”며 “더위 속 웰빙 여행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현지 주민은 “우리 동네 감자국거리에서 식사하며 하루를 잇는 게 작은 힐링”이라고 했고, 직장인 김윤진(34) 씨는 “휴가철 먼 곳 대신, 평소 지나치던 한옥마을 산책이 오히려 리프레시가 됐다”고 전했다. SNS에는 “진한 육수의 감자국 맛에 정이 간다”, “미세먼지 없는 피서라서 좋다” 등 동네만의 소박한 정취에 공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작고 다정한 도심 속 여행은 이제 여름라이프의 또 다른 기준이 됐다. 한옥의 곡선 지붕 아래 그림자처럼, 삶의 속도도 잠시 느려지는 하루. 깨끗한 공기와 자연, 그리고 전통의 고요함이 더해질 때, 여름의 피로는 어느새 덜어진다.  

 

결국 중요한 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내 일상을 어떻게 새롭게 바라볼 것인가일 것이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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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진관사#은평한옥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