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인플레 진정 속 긴장 고조”...다우 0.24% 상승→트럼프 통상 변수 재부상
한여름의 맨해튼엔 밤기운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채, 월가의 전광판에는 새로운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1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요 3대 지수는 생산자물가지수(PPI) 둔화의 온기가 번지며 강보합으로 하루를 마쳤다. 새벽도, 긴장도 채 식지 않은 채 주식시장은 혼돈 가득한 숨결로 차오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4%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38% 상승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0.24% 정도 부드러운 오름세를 그렸다. 이처럼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0.1%로 시장 기대를 밑돌았고, 근원 PPI도 0.1% 오름에 그치며 물가 압력 완화 신호가 또렷이 시장을 적셨다. CPI까지도 둔화 흐름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인플레이션의 고개 숙임을 실감했다.

서서히 잦아드는 인플레이션 기대에,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서 7월 동결 기대감이 75%까지 줄고 연내 금리 인하 확률이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오랜 불안을 지운 채, 한줄기 희망의 빛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희망의 이면에는 언제나 그림자가 도사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유예 연장 대신 각국에 별도 서한 통보를 예고, 유럽연합(EU) 등과의 무역 협상 불확실성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관세 충격이 물가에 전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US뱅크자산운용그룹의 톰 하인린 투자전략가는 “효력이 명확히 드러난 미·교역국 간 협정이 없어, 시장의 안갯속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이란 핵시설 위협에 따라 이라크 주재 대사관 직원 일부를 철수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위험성을 언급한 대목은 국제정세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켰다.
기술주와 유틸리티 업종은 1% 넘는 강세로 시장 한복판을 관통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7’ 대표 주가 동반 상승하는 사이, 오라클은 실적 호조란 순풍에 13%를 넘게 올랐다. 반면, 보잉은 항공기 사고 이슈로 5% 이상 빠졌고, 게임스탑은 대규모 전환사채 발행 소식에 22% 넘는 급락을 경험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경기침체 확률을 35%에서 30%로 하향 조정하며 금융시장에 한 조각 안도감을 건넸으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불확실성을 반영하듯 4% 넘게 오름세를 탔다.
뉴욕의 아침은 언제나 새로운 파동과 함께 깨어난다. 전문가는 “미·중 무역협상과 중동 지정학 리스크,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이후 정책 방향의 불투명함이 시장의 그림자를 가늠한다”고 봤다. 투자자들은 긴장과 기대가 중첩된 바다 위에서, 예측 불가한 국제금융의 조류와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