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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의 뜨거운 한여름”…배구 남녀 대표팀, 조직력 재점화→국제대회 반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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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의 뜨거운 한여름”…배구 남녀 대표팀, 조직력 재점화→국제대회 반전 노린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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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땀으로 젖은 유니폼, 주장 부재에도 흔들림 없이 이어진 훈련 소리. 진천선수촌의 한쪽에서는 지금, 이름 없는 선수들조차 하나로 묶이는 치열함이 빚어지고 있었다. 대표팀이 마음을 다시 모아 서로를 독려하는 힘, 그 봄날의 경기장에서 흘렸던 땀이 이제 곧 여름 무대에서 새로운 문을 두드린다.

 

29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는 여자 배구 대표팀의 조직력 점검이 이어졌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의 지휘 아래 13명의 선수가 기본기부터 연계 플레이, 실전 연습까지 소화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주전 주장 강소휘는 회복 차원에서 이날 명단에서 빠졌지만, 대표팀은 집중력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올 시즌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1승 11패라는 쓴 아픔을 겪은 만큼, 선수단에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 강조됐다.

“진천서 담금질”…배구 남녀 대표팀, 국제대회 앞두고 조직력 점검 / 연합뉴스
“진천서 담금질”…배구 남녀 대표팀, 국제대회 앞두고 조직력 점검 / 연합뉴스

이번 소집에선 연령 구분에 따라 일부 전력이 조정됐다. 김세빈, 김다은, 이주아가 21세 이하 대표팀으로 이동했고, 그 자리는 박은진이 채웠다. 모랄레스 감독은 강소휘의 상태에 대해 부상이 아닌 휴식 필요를 밝히며, 조기 회복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전 훈련의 후반부에서는 정윤주, 육서영, 이선우 등 주 공격수들을 대상으로 강한 서브에 대한 빠른 대응력이 꼼꼼히 점검됐다.

 

여자 대표팀의 여정은 이제 코리아인비테이셔널(8월 12~17일, 진주)로 이어진다. 이 무대에서는 프랑스, 일본, 스웨덴, 체코,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강호들과 조우하게 된다. 특히 스웨덴은 이사벨 하크가 이끄는 최정예 멤버를 내세워 대표팀에는 시험 무대 이상을 예고한다. 모랄레스 감독은 “지난 2년간 성장한 대한민국 배구의 모습을 모든 경기를 통해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8일 진주에 입성해, 12일 아르헨티나와 개막전을 펼칠 예정이다.

 

남자 대표팀은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 아래 동아시아선수권(8월 17~24일, 중국 장쑤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배구연맹 네이션스컵에서는 준결승과 3-4위전 모두 패해 4위에 머무렀으나, 이번 소집에서 포지션 변화와 세밀한 보완을 통해 재도약을 노린다. 핵심 자원이었던 이우진이 21세 이하 대표팀으로 떠나며 김웅비가 새로 합류했고, 미들 블로커 영역에도 이상현 대신 김준우가 합세했다. 훈련에서는 허수봉을 중심으로 리시브 강화, 포지션별 기술 교정이 진행됐다.

 

동아시아선수권이 끝나면 9월 세계선수권 일정이 예정돼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6월 말 소속팀 복귀 후 7월 11일 진천선수촌에 다시 모여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현장에선 선수의 땀과 코치진의 간절함, 무엇보다 관중 없는 연습장에도 스며든 기대와 긴장감이 이 여름을 채워간다.

 

묵묵히 함께 다져온 기억, 힘들었던 순간마다 걸어온 이 길의 의미를 되새기며 대표팀은 새로운 반전의 승부를 준비 중이다. 코리아인비테이셔널과 동아시아선수권에서의 모든 기록과 응원은 곧 국민과 함께하는 공감의 순간으로 남겨질 예정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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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대표팀#강소휘#모랄레스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