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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로 쉬프린, 미션 임파서블의 영원한 리듬”…거장의 마지막 선율→세계를 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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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로 쉬프린, 미션 임파서블의 영원한 리듬”…거장의 마지막 선율→세계를 울리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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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은은히 깔린 무대 위,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랄로 쉬프린의 손끝에서는 언제나 긴장감과 강렬함이 새롭게 피어났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웠던 리듬,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에 담긴 한 줄기 음악은 전 세계에 깊은 울림을 남기며, 쉬프린의 이름을 더욱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음악의 뒷면에는 언제나 멈추지 않는 창의성과 삶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가 숨겨져 있었다.

 

랄로 쉬프린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전 세계 영화와 TV의 음악을 맡으며 불멸의 순간들을 쌓았다. 세계를 움직인 선율 속에서 쉬프린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힘을 보여줬고, 음악의 언어로 서사와 감정, 그리고 인생의 매듭을 빚어냈다. 그는 그래미상을 4차례 수상하며, 아카데미상에도 여섯 번 후보로 호명됐다. ‘폭력 탈옥’, ‘더 폭스’, ‘저주받은 자들의 항해’, ‘아미티빌 호러’, ‘스팅 2’ 등 다양한 작품이 그의 음악과 어우러져 더욱 큰 존재감을 지녔다.

“중독적 선율, 영원히 남다”…랄로 쉬프린, ‘미션 임파서블’ 음악 거장→세기의 작곡가 떠나다
“중독적 선율, 영원히 남다”…랄로 쉬프린, ‘미션 임파서블’ 음악 거장→세기의 작곡가 떠나다

쉬프린의 광대한 음악 세계는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한 무대에 모인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를 위한 웅장한 피날레 음악을 작곡하며, 그 자체가 한 편의 영화처럼 잊지 못할 감동을 남겼다. 이 곡은 클래식 음악사에서 보기 드문 판매 기록을 세우며,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를 증명한 사례로 남았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단연 '미션 임파서블' 주제곡이었다. 반복되는 베이스라인과 파고드는 긴장감, 한 소절만으로도 세상을 집중하게 한 이 음악에 담긴 에너지는 아직도 영화와 음악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유명 평론가 앤서니 레인은 “역사상 가장 중독적인 선율”이라 평했다. 그래미상 최우수 기악 테마상과 영화TV 프로그램 최우수 오리지널 음악상 수상 등 이 곡의 위상이 압도적임을 입증했다. 2017년 그래미 명예의 전당 등재로 그의 음악은 영원히 기록됐다.

 

쉬프린은 ‘용쟁호투’, ‘THX 138’, ‘더티 해리’ 등 수많은 명작의 이면에 자신의 독보적 색깔을 새겼다. 세밀한 편곡, 깊은 감정선, 긴장과 해방이 교차하는 구조는 시간이 흘러도 빛을 잃지 않는다. 그는 음악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며, 영화가 말하고자 한 감동과 메시지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었다.

 

93년의 생을 마감하며 랄로 쉬프린은 세상의 모든 연주가와 음악가, 영화 팬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남기고 떠났다. 이제 ‘미션 임파서블’의 메인 테마는 어딘가 익숙한 그리움이 돼, 우리의 기억과 마음속에서 끝없이 울려 퍼진다. 영화, 클래식, 대중음악을 넘나들었던 거장은 삶의 마지막까지 음악으로 이야기했다. 그의 선율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듯, 아름다운 여운을 남겼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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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로쉬프린#미션임파서블#그래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