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중과 상연” 김고은·박지현, 서러운 성장의 시간→우정의 심연 앞 멈춘 숨결
밝은 기대감으로 시작된 ‘은중과 상연’ 제작발표회 현장은 배우 김고은과 박지현, 조영민 감독이 전한 유쾌하고 따뜻한 에피소드로 채워졌다. 두 배우가 다시 호흡을 맞추는 그 장면 이면에는 지난 시간 쌓아온 깊은 우정과 본질적인 성장의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감정의 결이 더해지면서, 복잡다단했던 청춘의 기억이 한편의 드라마로 재탄생하는 순간이 모두의 눈빛에 남겼다.
현장을 가득 메운 질문 중 가장 큰 화제는 박지현의 ‘교복 연기’ 집착이었다. 박지현은 “저는 대본 리딩 때 중학생까지 연기할 자신이 있었다.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을 제가 다 표현하고 싶었는데 결국 아역 배우가 등장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조영민 감독 역시 박지현이 “혹시 중학생 제가 맡을 수 있냐”고 끈질기게 요청했던 일화를 전하며 현장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었다. 김고은은 박지현의 열의를 응원하면서도 “리딩 이후에도 ‘제가 왜 연기 못하는지 얘기해달라’며 집요하게 이유를 물었다”고 덧붙이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김고은은 극 중 류은중의 시간을 나이대별로 세밀하게 나누어 연기해야 했던 부담과 고민을 솔직히 털어놨다. “20대에서 30대를 넘어가는 과정, 그리고 40대에 접어들면서 분위기와 기운이 달라진다는 점에 더 집중하며 내적인 변화를 그렸다”며 연기에 임한 태도를 전했다. 박지현 역시 “상연이는 또렷하게 시간별로 상황이 달라져 오히려 변화를 연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배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은중과 상연’이 전작 ‘칠월과 안생’ 등 타 작품과 유사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조영민 감독은 “여성의 우정을 다룬 다양한 작품이 존재하지만, ‘은중과 상연’은 두 주인공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관계성과 정체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상연이가 은중이를 찾아와 존엄사라는 무거운 화두를 던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둘은 어떤 사연이기에 이런 순간에 도달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에서 출발했다”며 드라마만의 차별화된 서사 구조를 설명했다.
김고은이 연기하는 류은중은 솔직하면서도 특별한 흡인력으로 주변 인물들의 감정을 이끈다. 박지현이 연기하는 천상연은 영화 제작자로서 은중과의 오랜 우정과 돌이킬 수 없는 절연 이후의 복잡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또, ‘더 글로리’에서 손명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건우가 류은중의 연인 김상학으로 등장해, 대학 사진 동아리 시절의 추억과 현재의 관계를 오가며 감정의 흐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이상윤, 공민정, 서정연, 장혜진, 김혜진 등 탄탄한 조연진 역시 서사에 깊이를 더했다.
OST에도 최유리, 폴킴, 소수빈, 권진아, 제이래빗, 서리, 하진 등이 참여해, 류은중과 천상연의 성장과 우정이 음악적인 결로도 이어진다. 드라마의 정서를 들려주는 모든 곡은 이달 12일 오후 6시부터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으며, 같은 달 13일 오전 10시부터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플레이리스트 영상이 공개된다.
매 순간 서로를 가장 사랑하고 동경했던 두 사람의 오랜 성장과 뒤얽힌 서사, 그리고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시간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은 ‘은중과 상연’은 오는 12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